[기자수첩]한은과 KDI의 청년고용 보고서 -이진영 금융부 기자

입력 2014-02-0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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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비슷한 시기에 청년 고용 문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해 화제다.

한은은 작년 12월 ‘청년층 고용 현황 및 시사점’으로, KDI는 지난달 ‘청년취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보고서를 냈다. 청년 고용 확대가 정부 일자리 정책의 주요 과제로 부각된 가운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국책연구기관인 KDI와, 국내 최대 조사인력을 보유한 것은 물론 중앙은행으로서 정부와 민간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혜안을 제시할 수 있는 한은이 어떤 내용을 발표할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한은 보고서는 알맹이가 빠진 모습이었다. 청년 고용의 현황은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했지만 정작 중요한 대안 제시에서는 청년층에 대한 근로소득장려세제 도입, 서비스산업의 규제 완화, 정규직에 대한 지나친 보호 완화 및 비정규직 보호 강화 등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해결책을 몇가지 나열하는 데 불과했기 때문이다.

반면 KDI는 보고서를 통해 현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심지어 “정부의 직접적 일자리 창출 혜택이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청년층이나 경력단절 여성이 아닌 장년층에게 대부분 돌아가고 있어 정부의 직접적 일자리사업에 편중된 재원 배분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 정책을 강도 높게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청년 고용 관련 보고서만이 아니더라도 두 기관의 보고서에 대한 평가는 최근 크게 갈리고 있다. 한은 보고서의 정책 제안이 함의와 시의성 없이 요식행위에 그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또 논쟁거리가 되거나 정부와 조금이라도 충돌이 날 가능성이 있으면 관련 내용은 삭제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와 달리 김준경 KDI 원장이 작년 5월 취임한 이후 KDI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를 향해 쓴소리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60여명 박사들의 보고서를 모두 읽고 회의 때마다 박사들에게 ‘정책 제안을 더욱 강화하라’는 김 원장의 리더십이 상당한 바탕이 됐다는 전언이다. 한은이 제 목소리를 찾기 위해서는 김 원장과 같은 소신 리더십도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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