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더 추운 재계 총수들

입력 2014-01-2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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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울한 설 명절을 맞는 총수들이 많아졌다. 가족, 친척들과 함께 지내며 덕담을 나눠야할 이들은 구치소와 병원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게 됐다.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은 구속 상태에서 두 번째 설을 맞는다. 최 회장과 김 회장 외에도 현재 검찰 조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총수들은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 등이다. 이 중 이 회장은 구속집행이 정지된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고 조 회장 역시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다. 현 회장은 최근 검찰이 구속기소했으며, 구 회장도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들 총수의 명운은 다음 달 줄줄이 결정된다. 가장 먼저 선고를 받는 총수는 김 회장이다. 서울고법은 다음달 6일 파기환송심의 선고를 내린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지난 1·2심과 같은 징역 9년에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다.

상고심이 진행 중인 최 회장도 2월 말이 유력하다. 법원 정기인사에서 재판장이 바뀔 경우 최 회장의 법정구속 기한(3월 말)을 넘겨 불구속 상태에서 선고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상고심은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1, 2심과 달리 법률 적용에 잘못이 있는지만 살피는 만큼 비공개로 이뤄진다.

이 회장의 선고공판도 다음달 14일 열린다.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최초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검찰은 이달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6년과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

현 회장은 1조3000억원대의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히고 횡령·배임·분식회계 등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총수 유고 사태를 겪고 있는 기업들의 경영 시계에도 잔뜩 먹구름이 꼈다. SK그룹은 지난해 STX에너지의 인수를 포기한데 이어 최근 보안업체인 ADT캡스 인수전 불참을 선언했다. 또한 글로벌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의 핵심 계열사들도 신사업 추진에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CJ제일제당은 중국 라이신 업체 인수 협상을 잠정 중단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이 회장 구속 이후 1조원대 규모의 미국 물류업체 인수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최첨단 신소재 ‘폴리케톤’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효성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해야 하지만 조 회장 사건으로 의욕이 꺾인 상황이다. LIG는 그룹의 축인 LIG손해보험을 매물로 내놨다. LIG그룹의 지난해 매출 12조원 중 LIG손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86%(10조3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사실상 그룹 해체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총수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며 “수 년간 진행된 조사와 수사가 다음 달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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