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남긴 것은?

입력 2013-12-3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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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 마지막 회에서 고아라(사진=tvN 방송 화면 캡처)

화제 속에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연출 신원호ㆍ극본 이우정)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28일 ‘응답하라 1994’의 마지막 회는 시청률 11.9%(유료플랫폼 기준, 이하 동일), 순간최고시청률 14.3%를 기록했고, 이는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중 역대 최고 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지난 10월 18일 첫 방송을 시작한 뒤, 두 달여 동안 주인공 성나정(고아라)의 남편 찾기부터 1990년대 복고 열풍, 주인공들의 지역 사투리, 드라마 삽입곡 등 까지 ‘응답하라 1994’와 관련된 것이 시청자와 네티즌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일명 ‘응사 앓이’ 신드롬을 낳았다.

1990년대에 20대를 보낸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응답하라 1994’는 올 하반기 1990년대의 복고 열풍을 일으켰다. 극 초반 여주인공 성나정(고아라)은 94학번으로 연대 농구부 이상민의 ‘빠순이’로, 조윤진(도희)은 서태지의 열렬한 팬으로 등장해 당시를 재현하며 여성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과 휴대전화가 일반화된 최근과 달리, 공중전화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던 시절, 삐삐 사용,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 아날로그 시대의 잊혀진 감성을 담아내며 시청자의 추억을 되살렸다. 마지막 회 속 삼천포(김성균)는 내레이션을 통해 “X세대였고…한때 오빠들의 목숨 걸었던 피 끓는 청춘이었으며,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 모두를 경험한 축복받은 세대였다”라고 말했듯이, ‘응답하라 1994’는 1990년대 초중반에 20대를 보낸 세대를 그려내며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28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 마지막 회(사진=tvN 방송 화면 캡처)

특히, 이는 ‘응답하라 1994’의 OST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응답하라 1994’ 속 OST는 1990년대 히트곡으로 1990년대를 재현해낸 화면과 어우러져 다시금 대중의 조명을 받았다.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고 김광석의 ‘그날들’, 장혜진의 ‘1994년 어느 늦은 밤’ 등이 주목받았고, ‘응답하라 1994’의 정우, 유연석, 손호준의 ‘너만을 느끼며’와 고아라의 ‘시작’ 등 연기자가 직접 리메이크해 부른 OST도 관심을 끌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원곡을 다시 부른 성시경의 ‘너에게’는 음원차트 상위권을 연일 지키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응답하라 1994’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뒷받침하는 데는 지역 사투리가 큰 역할을 담당했다. 유일하게 서울 출신인 야구선수 칠봉이(유연석) 캐릭터를 제외하고, 경남 마산 출신의 나정, 무뚝뚝하지만 속 깊은 경상도 남자 쓰레기(정우), 경남 삼천포에서 올라온 삼천포, 전남 순천 출신의 해태(손호준), 전남 여수 출신의 윤진 등이 다양한 지역 사투리를 구사하며 매력을 뽐냈다. 실제로 고아라는 진주, 정우는 부산, 손호준은 광주, 김성균은 대구, 도희는 여수 출신으로 토박이 배우들이 사실감을 더했다.

‘응답하라 1994’의 인기에 힘입은 최대 수혜자는 정우, 김성균, 고아라 등이다. 영화 ‘바람’으로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소화해내며 마니아층을 형성했지만 유명세를 떨치지 못했던 정우는 이번 쓰레기 역을 통해 기대고 싶은 매력을 지닌 대세남으로 등극했다. 또 영화 ‘이웃 사람’,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등 작품에서 살인자, 조직폭력배를 연기했던 김성균은 삼천포 캐릭터를 통해 ‘포블리(삼천포+러블리)’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KBS 2TV 드라마 ‘반올림’을 통해 데뷔한 고아라는 눈에 띄는 외모를 가졌지만, 이렇다할 대표작을 갖지 못했고,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다. 고아라는 성나정 캐릭터를 통해 털털함을 과시하며 매력을 뽐냈고, 유연석, 정우와의 러브라인을 오가는 가운데 시청자를 몰입시키는 연기력으로 재조명 받았다. 아울러 유연석, 손호준, 도희 역시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부각됐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제작에 참여했던 이우정 작가가 집필한 ‘응답하라 1994’는 남다른 감각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예능 작가 출신의 집필답게 곳곳에 배치된 웃음 코드와 캐릭터 구성력은 힘을 발휘했고, 시트콤 같은 에피소드 형식의 구도는 웃음을 배가시켰다. 특히 지난 시즌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응답하라 1994’에도 역시 2회부터 김재준이라는 이름 힌트만 주어진 채 5명의 남편 후보 중 ‘나정의 남편은 누구?’라는 추리요소가 도입됐다. 방송 후반부에서는 쓰레기와 칠봉이로 후보가 좁혀졌고, 남편을 암시하는 각종 복선이 궁금증을 자아냄과 동시에 남편 찾기는 극의 흐름을 이끄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나정의 첫 사랑이자 20여 년을 오누이처럼 지내온 쓰레기가 마지막 회에서 바로 김재준이라고 밝혀지기까지 매회 높은 긴장감 속에 시청자의 관심은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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