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세계 시장 1위를 지켜라… 접목선인장 생산성 안정

입력 2013-12-2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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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32

경기도 고양 일대에서 재배되고 있는 접목선인장은 국내 수출 농산물의 ‘작은 거인’이다. 네덜란드를 비롯해 미국, 호주, 일본 등 30여 개국에 매년 250~3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고 있고, 이는 세계 접목선인장 시장의 70% 이상 규모이다. 인기 비결은 화려한 색상과 모양, 탁월한 공기정화 효과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농가의 생산기반 악화로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수출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중국 등 후발 국가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본 ‘접목선인장 생산성 안정 시범재배 및 제품화 수익모델’ 연구사업은 이런 국내외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추진됐다.

▲국내외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라

접목선인장이란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선인장을 접붙여 하나의 식물체로 만든 것을 말한다. 윗부분인 접수는 빨간색, 노란색 등 화려한 색상과 모양을 가진 것을 이용한다. 접수는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을 하지 못하므로 엽록소가 있는 줄기가 필요하다. 이를 대목이라 하는데, 대목과 접수를 인위적으로 연결해 잘 자라도록 개발한 것이 접목선인장이다. 본 연구사업은 접목선인장의 생산기반 확대와 상품의 부가가치 향상, 친환경자재 온도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먼저 접목선인장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완성형 상품 개발을 시도했다. 기존의 선인장은 뿌리를 절단하고 이물질을 제거한 뒤 포장하지 않은 반제품 형태다. 선인장을 화분에 심고 디자인하여 포장한 완제품을 개발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기존 생산 농가에서 별도의 시설 추가 없이 조립 임가공 시스템으로 완제품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하게 기술을 지원했다. 포장해서 판매하는 완제품은 반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3배 정도 비싸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종이화분 포장재를 개발해 대상 농가에 관련 기술을 이전했다. 선인장 이름을 붙인 종이화분과 포장재 3종을 제작해 기존의 원예시장은 물론 팬시·판촉시장 등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했다.

▲완성형 상품으로 판매가 3배 상승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정수 박사는 “접목선인장은 전량 수출되기 때문에 생산기반 안정과 확대에도 집중했다”고 이야기 한다. 아무리 가격이 높은 선인장이라도 안정적인 수출물량이 확보되지 못하면 외국 바이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이를 위해 친환경 자재 온도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고효율 온도제어 기술을 전수받은 농가는 현장접목 1차년도인 2012년 동절기에 적용기술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마쳤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으로부터 지원받은 공기열 히트펌프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저감에 관한 실증실험과 생육온도 조절에 따른 생산성, 품질 향상 테스트를 실시해 우수한 결과를 얻었다. 본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동절기의 평균 재배온도를 올려 생산량을 안정화하고, 난방비를 획기적으로 낮춘다는 점이다. 동절기의 높은 생육온도는 선인장의 접목률도 높이고, 크기도 키우며, 색도 선명하게 함으로써 고품질의 차별화된 접목선인장을 생산하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타 시스템에 비해 현저히 적어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장접목 2차년도에는 농가들에게 다단계 수경재배 기술을 보급했다. 다단계 수경재배 기술은 2단의 수경베드 재배를 통해 고품질의 제품을 동일 면적 대비 2배를 생산하도록 기술을 이전했다.

▲완성형 상품 개발과 함께 해외 마케팅 추진

김건중(경기 고양) 농가<사진>는 고양 지역 접목선인장 대표 농가다. 주변 농가 15곳의 수출을 대행하고 있으며, 마케팅 전략 수립과 신규 시장 개척까지 진행 중이다. 그는 본 연구사업을 진행하면서 완성형 상품을 위해 시설을 따로 마련하는 등 열정을 쏟았다. 그는 “수출 다변화를 위해 해외박람회에 참가해 상품별 맞춤형 해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친환경 자재 온도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김기홍(충북 음성) 농가는 1차년도인 2012년에 각종 테스트를 마치고 자료를 분석한 후 스스로 에너지 절감과 품질 향상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고품질 상품이 접목선인장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우수 설비 시스템을 미리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조한철(경기 고양) 농가는 완성형 상품의 시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접목선인장 농가들로 구성된 한국화훼브랜드사업단과 연계해 생산 확대와 품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3배 이상 부가가치 창출, 30% 인건비 절감, 최대 35% 에너지 절감

농가들은 접목선인장의 안정적인 생산과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해당 기술 연구진, 관련 기관과의 능동적인 교류와 협업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얻었다. 완성형 상품은 신규 시장 창출로 높은 수익성을, 친환경 자재 온도관리 시스템은 생산성 향상과 뛰어난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완성형 상품의 성과는 단연 돋보인다. 기존 반제품보다 단가 측면에서 3배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해, 수출 주력상품으로 떠오를 것이 예상된다. 노동력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킨 것도 완성형 상품의 시너지 효과다. 식재작업이 이전보다 용이해져 30% 정도의 인건비를 절감했다. 친환경 자재 온도관리 시스템은 33%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안겨주었다.

재배시설 한 동에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의 유류비가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농가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제품의 질을 높이고 표준화된 상품을 1년 내내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이 시스템을 구축한 농가는 장기적으로 시범시설 이외의 모든 시설에 적용기술과 시스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김건중 농가는 “생산량이 곧 수출량일 만큼 판매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이제 하나를 팔아도 보다 높은 가격으로 팔 수 있는 토대가 갖춰졌기 때문에 완성형 상품 수출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접목선인장 재배, 사업성은 무한대

현장접목 연구는 많은 성과를 도출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겼다. 바로 부족한 생산량의 문제다. 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리나라가 생산량 부족을 현안으로 꼽는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다른 한편 경쟁이 치열한 다른 분야와 달리 가능성과 확장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도 된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선 신규 농가의 지속적인 증가가 대안이 될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접목선인장은 초기 설비와 자본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농가가 원하는 규모로 기반을 확대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신상품의 부가가치를 향상시켜가면서 적정한 수준으로 생산기반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접목선인장의 생산량 증가를 통한 체계적인 수출전략 수립의 중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 시장을 철저하게 분석한 후 농가의 육성과 정책 지원, R&D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전문 수출업체를 육성하는 것도 시급하다. 자본력이 부족한 영세한 업체의 규모화와 수주 상담, 통관검역, 해외 홍보 등의 지원체계가 이루어지면 접목선인장 산업 발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본 사업에 참여한 접목선인장 농가들은 향후 5년간 생산량 증가, 부가가치 향상, 신규품목 개발을 30%씩 확대해 수출액을 2배로 높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접목선인장 생산성 안정과 제품화에 대해 관심 있는 농가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정수 연구사(031-240-3592)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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