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전자·호텔신라 경영권 방어 위한 지분 이동 분석

입력 2013-12-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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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금융사 의결권 ‘5% 제한’ 개정안 추진… 법안 통과 땐 삼성전자·호텔신라 오너家 지배권 약화

최근 삼성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지분 이동은 삼성전자와 호텔신라에 대한 금융사 의결권 제한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카드 지분 6.4%를 2640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매매자금별로 보면 삼성생명은 삼성전기와 삼성물산에 각각 1576억원과 1050억원을 지급했다. 이에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장내거래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91만9148주(20.3%)를 매집했다. 또 지난 13일에는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203만6966주(5.1%)를 시간외 거래를 통해 사들였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주축으로 하는 중간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분·자금 이동을 함께 고려하면 삼성카드와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 이동은 삼성전자·호텔신라의 경영권 약화를 우려한 사전 포석이 진짜 이유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의 금융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지분 의결권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임원 선임과 정관변경, 합병 등 경영권과 연결되는 안건에 대해서만 15% 범위(이하 15%룰) 안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 금융보험사의 15%룰을 5%까지 축소하는 개정안(이하 5%룰)을 강경하게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개정안은 본회의 통과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강화가 담긴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전자와 호텔신라에 대한 오너가의 지배권과 경영권이 직접적으로 약화될 수 있는 입장이다.

지배구조상 삼성생명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7.2%), 호텔신라(7.3%), 에스원(5.5%), 삼성경제연구소(14.8%) 등이다. 에스원은 세콤과 공동출자 방식이고 삼성경제연구소는 나머지 지분을 다른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어 5%룰 적용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호텔신라는 상황이 다르다. 두 곳 모두 삼성생명이 최대주주다. 5%룰이 적용되면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현재 17.67%에서 14%대까지 축소된다. 호텔신라도 실질적 지배 지분율은 17%에서 15%로 떨어진다. 두 곳 모두 우호지분을 제외한 직접적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낮은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5%룰 적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지배력 약화 부담이 크다. 특히 최근 계열사 지분 이동으로 자금이 흘러간 곳이 삼성물산과 삼성SDI 등으로 5%룰 문제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삼성전자와 호텔신라의 대주주라는 점도 이번 매매 목적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현금을 마련한 삼성물산, 삼성SDI 등이 삼성전자와 호텔신라 지분을 추가적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게다가 계열사 지분 정리 과정을 5%룰 적용에 따른 답안이라는 입장에서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중간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지분구조 간소화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재계 관계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중간금융지주사 전환보다는 당장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강화에 대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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