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내부에서 연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테이퍼링(tapering)’ 주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표가 호전되고 있는데다 연준 주요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잇따르면서 오는 1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양적완화 정책을 반대해온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9일 “연준은 가장 빠른 시기에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양적완화 비용이 기대되는 효과를 이미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역설했다.
재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다음 주 열리는 FOMC에서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적완화 프로그램은 미국 경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향후 출구전략을 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리스크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셔 총재와 래커 총재는 각각 2014년과 2015년에 FOMC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양적완화 정책을 지지해왔던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이날 실업률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최근 고용시장 개선을 거론하며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주 발표된 11월 고용지표를 감안할 때 양적완화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소규모로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고 내년 상반기 동안 인플레이션 반등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출구전략 가능성이 힘을 받으면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가치가 엔에 대해 상승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ㆍ엔 환율은 장중 103엔대를 넘어섰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를 포함한 3대 지수는 강보합권에서 마감하며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월터 토드 그린우드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말에 오히려 안도하는 모습이다”면서 “미국 경제가 그만큼 회복세가 강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