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응답하라, 기업가 정신

입력 2013-12-0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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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한국벤처협회 명예회장

한국의 최대 위협은 북한의 핵이 아니라 메말라 가는 기업가 정신이다. Stel 등이 전 세계 60여 개국 비교 연구를 통해 도출한 혁신 국가 진입의 필수 요소는 바로 창조적 도전을 감행하는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이다. 1차 한강의 기적을 이어갈 2차 한강의 기적은 기업가 정신에 기반한 창조경제로의 전환에 달려 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청년들은 기업가 정신에 기반한 도전 대신 안정적 직업을 추구하고 있다. 연간 45만명의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린다. 60%의 청년들은 철밥통인 공무원 혹은 공공기관을 선호한다. 30%는 보수가 높은 대기업을 갈구한다. 기업가적 창업을 꿈꾸는 비율은 불과 3%대로 하락했다. OECD 최하위권의 기업가 정신으로는 미래 창조경제 구현은 절대 불가능하다.

창조적 도전을 꿈꾸는 기업가 정신의 발현을 위한 양대 요소는 실패를 지원하는 사회적 제도와 기업가 정신 교육이다. 실패를 지원하는 사회적 제도의 핵심인 ‘창업자 연대보증 해소’는 창조경제 연구회의 발제 이후 제도권의 합의가 이뤄져 금융위원회에서 연말까지 개선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제 창조경제에 지속적인 에너지를 공급할 기업가 정신 교육 문제를 해부해 보기로 하자.

벤처기업 정밀 실태조사에 기반한 창조경제연구회 분석에 의하면 창업벤처의 미래 기대가치는 115억원에 달한다. 연간 1만 개의 벤처 창업이 이뤄지면 115조원의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미국 애리조나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가 정신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창업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창업을 하지 않더라도 기업가 정신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연 수입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27%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 세계 경쟁력 최상위 국가들이 초등학교부터 기업가 정신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하지 않은가.

이러한 관점에서 EU가 2006년 오슬로 어젠다를 통해 모든 유럽 국가게 초등학교 때부터 기업가 정신 의무 교육화를 권유하게 됐고, 2009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전 세계 국가에 동일한 권고를 하게 됐다. 이제 전 세계는 치열한 기업가 정신 교육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제 막 대학에서 창업선도 사업과 산학협력 사업을 통해 기업가 정신 교육이 초기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비즈쿨 등 시범 사업이 시작되고 있는 단계다. 교육 내용도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보다는 창업 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그나마도 교과목의 콘텐츠도 부족하고 전문 교사 육성은 아직 취약한 실정이다. 창조경제 구현의 근본적인 동력은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청년들의 육성에 달려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제 근본적으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기업가 정신 교육 체계의 혁신을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미래 사회의 윤리는 기업가 정신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일을 하자는 윤리교육은 학생들에게 피상적 교육으로 비춰지고 있다. 좋은 일을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윤리교육이 기업가 정신 교육으로 승화돼야 한다. 기업가 정신은 창업에 국한되지 않으며 단순히 돈만 벌자는 상업주의는 더욱 아니다. 혁신을 통해 세상에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사회와 선순환하는 것이다. 창조경제의 윤리는 바로 올바른 기업가 정신 함양이기에 일류 국가들이 초등학교부터 기업가 정신을 의무 교육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초중고교의 윤리 교사들을 기업가 정신 교사로 재교육하는 것은 쉽고 예산이 적게 드는 대안이다. 스마트 교육과 대규모 온라인 교육(MOOC)은 적은 투자로 교사 양성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학교의 혁신은 추가적 보너스일 것이다. 청년들의 스펙 선호와 안정적 일자리 추구 현상을 바꿔 이공계 기피 등 구조적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도 추가적으로 기대된다.

응답하라! 기업가 정신. 창조적 도전정신이 충만한 미래 기업가 정신 대국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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