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왕 장하나, 단 하나의 무기로 성공시대 ‘활짝’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3-12-0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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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LPGA)

2010년 늦가을 경기 용인의 신원골프장. 열여덟 살 소녀골퍼가 쇼트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코스엔 이미 어둠이 짙게 깔리고 있었다. 아직 아마추어 티가 가시지 않은 소녀의 눈에는 간절함이 묻어난다. 소녀는 쇼트게임과 퍼팅이 부족하다며 어둑해진 코스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국가대표 출신 슈퍼루키 장하나(21ㆍKT)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장하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들보로 거듭났다. 올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과 러시앤캐시 행복나눔 클래식,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각각 우승하며 13번이나 ‘톱10’에 진입, 상금왕과 대상을 수상했다.

원동력은 무엇일까. 물론 올해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시즌 초반 손가락 부상에 이어 발목까지 겹질리는 등 부상과의 힘겨운 싸움이 이어졌다. 급기야 시즌 중반에는 슬럼프가 찾아왔다. 6월부터 9월 사이 열린 9개 대회에서 ‘톱10’ 진입은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자칫하면 한 시즌을 망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장하나에게는 남다른 무기가 있었다. 자신의 장단점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올해 대상에 상금왕까지 거머쥔 원동력이기도 하다.

장하나는 뜨거운 열정과 치밀한 목표의식, 긍정 마인드 등 톱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대부분 갖췄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장단점 파악이 명확했다는 점이다. 드라이버에 강점이 있던 장하나는 퍼팅 정확도가 절실했다.

반면 정상에 오르지 못한 많은 선수들은 자신의 장단점 파악에 서툴다. 드라이버가 약점인지, 퍼팅이 강점인지, 아니면 멘탈에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발전이 없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업무 능력이 서툰 사람일수록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진단하지 못한다. 안타까운 것은 장점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진단하지 못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치밀한 목표의식은 물론 열정과 긍정 마인드도 기대하기 어렵다.

어둑해진 신원골프장을 떠나지 않던 소녀골퍼 장하나가 한국여자골프의 대들보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화려한 플레이도, 탁월한 쇼트게임도 아니다. 기본기와 자가진단에 소홀하지 않는 치밀함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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