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농업 선진화의 문을 열다… 포도 비가림 재배

입력 2013-12-0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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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과수는 무엇일까.

정답은 포도다. 그 어떤 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한 포도는 기술의 성장속도 역시 빠르다. 재배기술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신품종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비롯한 여러 연구기관은 포도 재배기술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노동력 절감, 생산성 향상, 신기술 적용 등 포도 재배농가에서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을 고민하고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본 현장접목 연구사업은 포도의 재배환경 개선과 품질향상을 통해 농가소득을 증대시키려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작물 포도, 국제 경쟁력을 갖춰라

포도 수형개선에서 시범포장 조성 및 운영, 흑구슬부터 MBA 품종까지. 본 현장접목 연구사업은 포도 재배와 관련된 많은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포함해 모두 9곳의 기관이 참여해 총 9개 과제를 연구했다. 현장접목 농가들도 전국 곳곳에 분포시켰다. 그 만큼 범위가 넓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정성민 연구사는 “농가의 가장 큰 부담 중 하나인 노동력을 절감하고 품질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키우는 게 목표다”며 “최종적으로는 농가의 소득 향상을 위해 현장접목기술을 과제별로 세밀하게 매뉴얼화 했다”고 설명한다. 현장접목 연구사업은 그동안 여러 연구기관이 심혈을 기울여 얻어낸 연구결과를 집대성해 현장에 보급한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최신 재배기술을 포도농가에 보급해야 할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포도는 생산에서 판매까지 전 과정에 일일이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 그만큼 고된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노동력을 절감하지 않고 생산성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현장접목의 주요 과제인 수형개선은 노동력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품질까지 향상시켜준다.

품질을 개선하지 않고는 소득증대를 이루기 힘들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포도는 시장에서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장접목은 품질향상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신품종의 당도를 높이고 수체관리 통한 내한성을 높이며, 당도와 수량을 증가시키는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포도 재배 3대 과제, 수형개선 · 광폭비가림 · LED 적용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열성적인 농가들을 중심으로 현장접목에 들어갔다. 개별 농가의 재배환경에 맞춰 다양한 기술이 접목됐다.

수형개선은 연구진이나 농가 자체적으로 꾸준히 발전한 분야다. 그동안 비가림을 이용한 지주시설이나 하우스시설이 설치되었지만, 수형 자체의 변화 없이 키가 낮은 웨이크만식 수형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작업을 할 때 많은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웨이크만식 개량일자형 수형으로 전환을 모색했다.

광폭비가림은 기존의 210cm 폭을 240cm로 넓혔다. 포도잎의 병해를 막아 수확기까지 광합성이 충분한 엽면적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광폭비가림은 비가 올 때도 작업이 가능하고 방제횟수도 줄일 수 있어 노동력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

LED 적용은 에너지 절감과 품질향상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장마기간에 햇빛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거나 시설물 차광으로 포도의 생육이나 착색이 지연될 수 있다. LED는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할 때 사용해 부족한 광량을 보충해주는 장치다. LED는 단시간 내에 효과를 얻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현장에 접목되었다.

포도나무 70% 정도에 수형개선이 이루어진 경기도 화성의 이광노 농가는 현장접목 1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일부 기술을 수행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작업자의 신장과 동선을 고려해 수형개선 높이를 지속적으로 조정했다. 노령화된 포도나무를 생력화시켜 수확량과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경기도 안산의 조인호 농가는 포도농가들의 산 교육장 역할을 할 만큼 현장접목이 잘 이뤄지고 있다. 광폭비가림 기술로 비가 올 때도 작업이 가능했고, 방제 횟수를 줄여 친환경 포도생산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친환경 생산과 고품질 제품에 적합한 포장지 개발도 진행했다. 그는 “신기술을 받아들이면서 불안감보다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앞섰다”고 말한다.

LED를 현장에 적용한 홍순우 농가는 센서를 이용해 자동적으로 전원공급이 되도록 설치했고, 채광이 부족한 아침, 저녁으로 3시간씩 조명이 작동하도록 설정했다. 도입 첫해에 가지의 색이 약간 변하는 등 기존과는 차이점을 보였다. LED 접목에 따른 효과는 2차 년도에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착색과 당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현장접목 이후 고품질 출현율 급상승

현장접목이 처음부터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포도농가를 대상으로 한 현장접목은 예외에 속한다. 수형개선 기술을 도입은 농가들은 이전에 비해 생산성이 14% 증가했다. 농가소득은 기술접목 이전과 비교해 64%나 증가했다. 방제와 시비 횟수가 절감되어 경영비가 감소한 것이 소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광노 농가는 추가 인력을 투입하지 않았는데도 포도나무를 생력화시켜 수확량 증가와 품질 제고에 성공했다. 고품질 출현율이 2011년 20%에서 이듬해 80%로 급격히 상승한 것은 이를 입증한다. 노동력이 50% 이상 절감된 것은 수형개선에 따라 그만큼 손길이 덜 들어갔기 때문이다.

조인호 농가는 수형개선과 광폭비가림 설치 등으로 방제비나 인건비 부문에서 40% 내외의의 절감효과를 얻었다. 기술도입 이후 재배에서 수확에 이르는 전 과정이 이전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다. 접목기술은 고품질 출현율과 수확량에도 영향을 미쳐 평균 20% 이상이 높아졌다. 특히 당도가 높아지고 알이 굵어져 시장 평가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그 결과 수확량은 백화점과 직거래로 전량 판매해 높은 소득을 올렸다.

홍순우 농가는 현장접목 초기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기대감을 갖게 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현장접목 2차년도부터 생육과 착색에 있어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이미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LED 효과를 장기적으로 관찰할 계획이다.

조인호 농가는 현장접목을 효과를 적극 활용해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2013년 탑프루트(Top Fruit) 품질평가에서 포도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포도재배에 필요한 역량을 집중하고 품질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그는 포도시장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내다봤다.

“현장접목기술이 고품질의 포도를 생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앞으로 농가들의 품질향상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듭니다. 현장접목 경험을 주변 농가와 공유해 지역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겠습니다.”

포도시장 역시 다른 과수분야처럼 고품질 추구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농가들의 품질향상을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장접목사업은 이런 농가들의 노력이 더욱 빛을 볼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포도 비가림재배 수익모델에 대해 관심 있으신 농가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정성민 연구사(031-240-3693)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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