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 中企 사회공헌, 뿌린 대로 거둔다 - 강성근 중소기업중앙회 경영기획본부장

입력 2013-11-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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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쇄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사장님을 만났다. 대학교 앞 한자리에서 20년째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요즘도 학기가 시작되는 3월과 9월에는 일주일 동안 퇴근을 못할 정도로 바쁘다고 말했다.

스마트 기기의 등장으로 인쇄물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쇄소 매출이 유지되는 비결을 물었더니, “뿌린 대로 거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평소 사회 공헌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10년 전부터 매년 대학생 한 명을 선발해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노트북, 컴퓨터, 스마트폰 등 개인용 전자기기의 등장으로 인쇄물 수요가 줄면서 회사 사정이 나빠졌지만, 그는 장학금 지원을 중단하지 않았다. 그러자 후원의 진정성을 알게 된 학교측과 졸업생들이 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학과와 단과대의 인쇄 수요의 많은 부분을 그가 운영하는 인쇄소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분은 20년간 한자리에서 사업을 유지하게 해준 학생들에 대한 성의 표시의 차원에서 추진한 일일 뿐인데, 도리어 회사 매출이 늘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이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장학금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공헌이라는 씨앗을 뿌린 덕분에 매출 증가라는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 이렇게 사회에도 좋고 기업에도 좋은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하는 중소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이익도 얻을 수 있다.

다행히 많은 중소기업이 사회공헌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 30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현황 및 영향’ 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52.5%가 기업 이익의 일부를 공익적인 사업에 사용하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많은 중소기업이 자신의 사회적 책임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53%의 중소기업은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가장 도움이 된 분야는 기업 이미지 개선으로 나타났고, 구체적으로는 고객 신뢰도 상승, 조직문화 개선 등의 성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공헌의 효과에 대해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대기업의 87%가 사회공헌 전담 조직과 담당자를 두고 있었지만, 중소기업은 18%에 그쳤다. 게다가 담당자를 두고 있는 중소기업의 90%도 담당 직원 수가 1~2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전체 사업체 수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그 존재감에 걸맞은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야 할 시기가 됐다. 중소기업들이 작은 사랑의 마음을 모아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기여한다면, 국민도 그들이 받은 사랑을 중소기업에게 돌려줄 것이고, 이렇게 돌려받은 사랑은 중소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물론, 중소기업이 당면한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사회공헌 활동이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공헌 활동은 오히려 기회가 된다. 앞에서 언급한 인쇄소 사장님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중소기업의 사회공헌은 잠재적 소비자를 대상으로 기업체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고 이것은 매출 증가라는 결과를 낳는다. 기업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완수와 매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이제 중소기업도 수혜대상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기부와 나눔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당당한 경제주체로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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