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타이밍’ 모르는 정부, 기업 투자심리는 냉골

입력 2013-11-0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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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경제 턴어라운드 조짐”…기업엔 선투자 요구

“기업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당정협의에서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강조한 말이다. 최근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기업의 투자의욕이 떨어지지 않도록 국회가 입법적 뒷받침을 해달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정작 투자에 나서야 할 기업들은 이같은 정부의 경기 진단에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경기가 이미 회복국면으로 턴어라운드했다고 보고 있지만, 제조업체들의 12%만 연내에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라 내다봤다. 설비투자와 국내기계수주 등 투자 관련 지표들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어서 기업의 투자심리도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6일 산업연구원(KIET)이 국내 466곳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경기 상황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 70%가 내년이 돼야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 중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이 35.6%, 하반기를 회복 시점으로 보고 있는 기업은 35.8%이었다. 반면 현재 경기가 이미 회복중이거나 연말까지 회복 가능할 것이라는 응답 12.6%에 그쳤다.

현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9월 광공업생산의 부진에도 전반적인 경기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분기 단위로는 경기가 업턴(상승전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정부 기대와는 달리 기업들이 실제로 경기회복을 체감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기회복의 핵심 축인 설비투자 기상도는 여전히 ‘흐림’ 이다. 9월 설비투자지수는 전월대비 4.1% 하락했으며 건설투자 역시 2.2%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가 경기회복세 탄력을 이어가기 위해 기업들에게 선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투자환경은 제대로 조성돼 있지도 않다. 투자의 발목을 잡는 규제 가시는 2002년 7546건에서 현재 1만5069건으로 두 배나 늘었고 올해 들어서만 550여개가 추가됐다.

더욱 문제는 앞으로 설비투자가 늘어날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6만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1%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2년 이후 최저수준을 보였다. 정부의 기업 압박까지 가중되면서 투자 의욕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국회를 통과한 공무원 외에 범죄자가 제3자에 은닉한 재산을 추징할 수 있는 이른바 ‘김우중 추징법’을 놓고 지나친 기업 옥죄기가 아니냐는 재계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경영상 실패에 대해 지나치게 가혹한 징벌적 책임을 묻는 것은 과잉입법이라는 지적이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기업들이 정부의 독려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것은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기업의활동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조성된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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