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생’ 최승현, “연기도 음악도 후회는 없다” [스타인터뷰]

입력 2013-11-05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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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창생’의 주연으로 열연한 배우 최승현이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매력적인 눈빛을 보이고 있다.(사진 = 노진환 기자 myfixer@)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 탑(TOP)이 잠시 무대에서 내려와 배우 최승현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 2010년 영화 ‘포화 속으로’에서 학도병 중대장 오장범 역을 맡아 열연한 최승현은 3년 만에 신작 ‘동창생’의 남파공작원 리명훈이 되어 돌아왔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웨스트나인티스 카페에서 만난 최승현은 새 영화에 대한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사진 촬영에서 최승현은 특유의 카리스마를 부각시키는 포즈를 잡는가 하면 손으로 브이를 그리는 등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며 눈길을 끌었다.

최승현이 주연을 맡은 ‘동창생’은 1년의 촬영기간을 가졌다. 다른 영화보다 긴 시간 촬영이 진행된 만큼 최승현의 역할 몰입 역시 더 진하고 깊었다. “1년 동안 외부 접촉을 자제했다”고 말한 최승현이 표현하려 했던 리명훈은 어떤 인물일까.

“리명훈을 보면서 연민을 느꼈다. 리명훈은 마음 속에 하고 싶은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간다. 기본적인 것을 잊고 여동생을 위해 가장 노릇을 해야 했고, 남파공작원이란 특수한 상황에 놓여져 있다. 리명훈에 몰입하니 감정이 저절로 나왔다. 보통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이 연기도 잘한다는 말이 있다. 난 거짓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 잘 속는 편이다. 그 상황에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져 감정이 나온다. 우는 장면도 문제없다. 한 번은 울지 않아야 하는데 눈물이 나서 NG가 난 적 있다.”

최승현은 극중 화려한 액션 연기와 절제된 감정 연기를 통해 2시간의 러닝타임을 종횡무진 누빈다. 강렬한 눈빛 연기와 간결한 동작의 액션은 볼거리를 선사하며 이 영화가 왜 ‘최승현의 영화’로 불리는지 설명하고 있다.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내가 하면 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어 (출연을) 고민했다.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킬러 역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홍수 감독도 내 눈을 좋아해줬다.”

▲영화 ‘동창생’의 주연으로 열연한 배우 최승현(사진 = 노진환 기자 myfixer@)

최승현은 액션 연기에 사활을 걸었다. 이스라엘 특공 무술 크라브마가를 연마해 대역 없이 신을 소화했다. 큰 부상도 있었다. 최승현은 촬영 도중 유리 파편에 손등을 다치며 장기 입원을 해야 했다. 인터뷰 당일에도 최승현의 손등에는 검은 상처 자국이 선명했다.

“아직 주먹이 완전히 굽혀지지 않는다. 앞으로도 (완전히 주먹을 굽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이 상태로 액션을 감행해야 했다.”

최승현은 인터뷰 중 “실제 리명훈처럼 과묵하고 어두운가?”라는 질문에 “실제성격과는 다르다. 진지하지는 않다”고 밝게 웃었다. 그는 “리명훈이 살인마이다”라는 말에 “살인마이다. 갈색마, 백마 아니다”라고 특유의 유머코드를 보이기도 했다.

“침묵이 괴로웠다. 어떤 자극이 있으면 반응을 보이는 것이 사람인데 그런 부분을 참는 것이 힘들었다. 혼자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상대역인 김유정과 윤제문 선배와도 붙는 신이 없었다. 영화상 마주치는 장면이 별로 없으니 상상에 맡겨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다. 나뿐만 아니라 전체 대사를 다 외우고 있었다. 짜릿하기도 했지만 혼란스러웠다. 영화 촬영과 빅뱅 월드투어를 병행했다. 무대에서는 화려한 모습을 보여야 했고, 돌아왔을 때는 어두운 기운을 뿜어내야 했다. 가급적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려 했다.”

한 없이 어두워지려 했던 ‘동창생’의 최승현 곁에도 활력소가 되는 여주인공이 있었다. 남한으로 내려온 리명훈이 유일하게 마음을 연 이혜인(한예리)과 북한에 남겨두고 온 여동생 리혜인(김유정)이다. 두 사람은 동명이인으로 리명훈에게 동질감을 전해준다. 그래서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가족 간의 사랑으로 표현된다.

“명훈은 동생 때문에 내려왔고, 한예리를 보면서 동생을 생각하는데 연애를 하면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우정과 사랑 사이의 선을 지키기가 힘들었다. 남녀가 붙어 있으면 연인처럼 보일 수 있다. 한예리도 헷갈렸을 것이다. 김유정과 찍은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김유정이 워낙 성숙하고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어 멜로신 같아 삭제된 장면도 있다. 동생과 오빠처럼 보여야 했는데 유정이가 촬영 도중에도 계속 크더라(웃음).”

▲'동창생' 리명훈 역을 연기한 최승현(사진 = 쇼박스)

최승현은 ‘동창생’에서 딱 한 번 오열한다. 사랑과 우정이란 감정 자체가 사치였던 리명훈은 참았던 감정이 터졌을 때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앉아 한 없이 눈물을 흘린다. 눈물 연기에 자신 있었던 최승현도 술의 힘을 빌렸다.

“오열 장면은 원 테이크에 갔다. 원래 술 먹고 연기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감독에게 양해를 구하고 소주 1병 넘게 원샷하고 연기에 임했다. (리명훈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1년이란 시간동안 완전히 리명훈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내면의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고 싶었다.”

영화로 돌아온 최승현이지만 그는 아직까지 대중에게 빅뱅 탑으로 더 익숙하다. 빅뱅은 ‘거짓말’, ‘판타스틱 베이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국내 가요계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다시 가수로... 최승현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연기도 음악도 후회는 없다. 연기도 음악도 모두 다 표현예술이다.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표현하는 즐거움을 점점 찾아나가고 있다. 예전에는 직업이란 생각으로 감사함을 모를 때도 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소중함도 느끼고 재미도 있다.”

카메라 앞보다 무대 위가 더 익숙한 최승현에게 ‘동창생’의 실감나는 액션연기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무대 안무와 액션은 정말 다르다. 음악이 있는 곳에서 커다란 동작을 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서 오히려 처음 액션을 하는 사람보다 힘들었다. 반주 없이 노래하는 느낌이었다. 힘들기도 힘들었지만 쑥스러웠다.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영화 ‘동창생’의 주연으로 열연한 배우 최승현(사진 = 노진환 기자 myfixer@)

최승현의 ‘동창생’은 6일 개봉한다. 동시에 최승현은 솔로앨범으로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이에 그는 “뮤직비디오 촬영을 끝낸 상황이다. 전투적이고 강렬한 음악이 될 것”이라며 솔로앨범에 대해 설명했다. 최승현은 이제 가수, 배우를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개인적인 바람은 예측할 수 없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다. 항상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런 매력을 가진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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