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으로 본 금융권 난맥상] 독립성·경기예측·금손실 호된 질타

입력 2013-10-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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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청와대 눈치보기 비판… “성장률 전망 가장 못해” 쓴소리

올해 국감에서도 여지없이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도마에 올랐다. 또한 경기예측 능력과 금투자 실기론 등에 대해서도 의원들로부터 집중 추궁을 받았다.

지난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5월 기준금리 인상 전 3주간 경제동향 보고서가 3차례 전달됐다" 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채 결정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보고서는 2010년 10월 'VIP리포트'라는 이름으로 도입됐으며 당시 야당 의원들은 "한은이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청와대에 예속된 것"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최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는 월 평균 1건씩, 올해 1월까지 총 29건 제출되다가 현 정부 들어 중단됐으나 'BOK 경제 인사이트'로 이름을 바꿔 4월에 3건 제출됐다"며 "이는 한은이 정부 정책에 동조해 5월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4월에 3번, 9월에 1번 등 현 정부 들어서는 4번 제출했다"며 "인편으로 보고서를 전달만 하고 설명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중수 총재는 "그 보고서는 청와대와 함께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고용노동부 등 경제 관련 부처 장차관에게 보내진다"고 해명했다.

한은의 경제전망에 대해 여야 의원 모두 부실하다며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5년(2008∼2012년)간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실제치를 비교해 보면 2011∼2012년에는 한은이 기획재정부를 빼고는 다른 주요 국내외 기관에 비해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면서 "2010년부터 전망을 가장 못 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한은이 지난 7월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8%로 상향 조정한 데 대해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우려가 높다"면서 "한은의 낙관적 전망과 주요 경제지표 전망치의 오차가 확대되는 상황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만우 의원도 "낙관적인 전망은 통화정책의 오류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한은 성장률 전망의 성적표는 낙제점"이라며 최근 5년 중 2010년을 빼고 나머지 해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 이유를 따졌다.

또 정성호 의원도 "최근 6년간 전년 12월에 다음해의 성장률 전망치를 공표한 뒤 상향 조정을 5회, 하향 조정을 7회 했다"면서 "한은도 기재부처럼 성장률 전망을 장밋빛으로만 보고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이에 대해 "낙관적이라기보다는 대외 경제가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았다"며 "현재도 통화정책은 완화적이고 그런 면에서도 낙관적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금 투자도 논란이 됐다. 이한구 의원은 "2011년 이후 한은이 매입한 90톤의 금에서 이달 16일 현재 11억2000만달러(1조1천903억원)의 평가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2011년 40톤, 2012년 30톤, 2013년 현재까지 20톤의 금을 사들여왔는데 현재 국제 금값이 지난해 말 대비 23.5% 하락하는 등 매입 당시보다 한참 못 미치는 수준까지 내려와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2011년 이후 사들인 금 90톤의 매입가는 약 51억9000만달러이지만, 현재 평가액은 40억7000만달러에 그친다"며 "대규모 평가손실에 대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특히 이 의원은 현재 한은이 대차대조표·손익계산서에 이런 외화자산의 가격변동을 일절 반영하지 않아 90톤의 금에 대한 평가손익도 사실상 누락된 상태라고 지적하며 한은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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