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투자 독려하지만…재계 “투자환경 조성 먼저 돼야”

입력 2013-10-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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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서 윤상직 장관에 쓴소리

정부가 29일 30대 그룹 사장단을 다시 한번 불러 모아 연초 계획했던 155조원의 투자 이행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재계는 경제민주화법 등 경영 활동을 옥죄고 있는 각종 규제부터 개선해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산업부 장관-30대 그룹 사장단 투자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8월 10대 그룹 총수들을 불러 투자, 고용 촉진을 당부하고 애로사항을 들어준 바 있다”며 “최근 경기가 개선되는 상황인데, 당초 여러분이 계획했던 155조원의 투자를 100% 달성해 달라”고 말했다.

윤 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는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올 초 약속했던 대기업들의 투자 이행을 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대기업들의 투자 이행은 당초 계획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재계는 정부가 기업의 투자 이행을 압박하는 것 이전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30대 그룹 사장단은 이와 관련한 각종 노동, 환경 관련 규제에 대한 불만들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크게 △환경·노사·경제민주화 입법 △입지규제·세제·금융·전기요금 △해외플랜트·건설 등 3개 분야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은 입지규제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이 사장은 “화성 사업장에 신규 반도체 라인을 건설하려고 하지만 부지가 산업단지와 택지지구에 겹쳐 있어 허가를 각각 받아야 하는 형편”이라고 언급했다. 또 올해 10%에서 내년 3%로 낮아지는 환경보전시설, 에너지절약시설 등의 투자세액 공제율 문제도 지적했다.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은 노동 문제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다. 정 사장은 “고용 유연성이 이렇게 없고 고용 형태를 규제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산업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노동 규제와 입법을 고민해 달라”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통상임금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최인범 한국GM 부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기업 노동비용이 급증한다”며 “규제 도입 때도 기업경쟁력을 고려해 완급을 조절해 달라”고 건의했다.

경제민주화법안의 조속한 마무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현재 많은 경제민주화법안이 국회 계류 중인데 이젠 마무리하고 기업이 투자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동국제강, 한화케미칼, OCI 등 전기 다소비 기업들은 조만간 개편될 전기요금 체계와 관련, 산업용 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생산원가에서 전기요금 비중이 큰 만큼 요금 인상에 따른 지원책을 요구했다.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화평법)’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송 부회장은 “화평법에 따라 신규 화학물질까지 등록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기업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화학사고 시 매출액의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 때문에 중소·중견기업들도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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