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자존심 ‘모자 위 쩐의 전쟁’

입력 2013-10-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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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스폰서 로고 따라 이미지 180도 바뀌어…기업 ‘대어낚기’ 경쟁 치열

“계약금을 떠나 자부심이죠.”

프로골퍼들의 스폰서에 대한 생각이다. 대부분의 프로골퍼는 금액보다 스폰서가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유응열 SBS골프 해설위원은 “스폰서가 많지 않던 90년대는 스폰서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프라이드였다”며 “한 대회에서 우승한 것과 맘먹는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모자에 새겨진 기업 로고에 따라 이미지는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비슷한 조건이라면 자신이 선호하는 기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양수진, 허윤경, 김효주, 윤채영, 김자영, 장하나, 전인지 선수. 사진제공 KLPGA
골프선수의 스폰서는 메인과 서브, 용품, 의류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메인은 모자에 로고가 들어가며 가장 많은 계약금을 지급한다. 조건에 따라서는 의류와 캐디백, 각종 액세서리에도 메인스폰서 로고가 들어간다.

KT, 미래에셋, 우리투자증권, KB금융, 하나금융, 한화, 롯데, 하이트진로, 한국인삼공사 등이 선수 후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서브는 여러 기업의 후원을 동시에 받을 수 있어 선수로서는 다다익선이다. 모자 사이드 한쪽 면과 의류, 캐디백 등에 로고가 들어가며, 대부분 학교, 소속 골프장, 항공사, 골프용품사 등이다.

스폰서 풍년을 맞은 여자프로골프는 선수 한 명의 모자를 놓고 기업들의 ‘쩐의 전쟁’이 펼쳐진다. 그만큼 기업의 선수 프로모션 담당자들은 바빠졌다. 정규 투어뿐 아니라 시즌 종료 후 매년 11월 열리는 시드 순위전에서도 ‘대어 낚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스폰서가 처음부터 풍년은 아니었다. 프로골퍼 스폰서 역사는 하이마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하이마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여자선수를 후원하며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해냈다. 신지애(25·미래에셋), 안선주(26)·이보미(25·정관장), 유소연(23·하나금융) 등 현역 최고 선수는 물론 김주미(29), 신현주(33), 정일미(41) 등 한시대를 풍미했던 스타선수들도 하이마트 모자를 쓰고 필드를 누볐다.

반면 하이마트 이전은 삼성, 현대, LG, 신세계 등 대기업에서 일부 스타선수에 한해 후원했다. 대회 수가 많지 않았고, 홍보 가능한 미디어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이마트를 시작으로 골프구단 창단은 본격화됐다. 특히 2000년대 중·후반에는 삼화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골프구단 시대가 열렸다.

골프구단의 증가는 대회장 분위기도 변화시켰다. 같은 모자, 같은 브랜드의 의류, 같은 캐디백을 든 선수들이 필드를 누비면서 마치 단체경기를 방불케 하는 열띤 응원전이 펼쳐지는 등 이색적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2010년 이후에는 스폰서의 다양화가 눈에 띈다. 대기업은 물론 공기업과 건설, 금융, 유통업체 등 시드가 있는 선수라면 대부분 메인스폰서가 있을 정도다.

선수들의 투어 환경이 개선되면서 해외 진출 패턴도 바뀌었다. 유응열 위원은 “예전에는 2년차 이상만 돼도 해외 진출을 목표로 했지만, 요즘은 해외 진출보다 국내 잔류를 선언한 선수도 많다. 국내 골프 붐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등 호재가 많은 만큼 선수들의 투어 환경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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