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성인 연극, 노이즈마케팅, 언제까지 할건가

입력 2013-10-2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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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문화부 기자

“그 남자는 날 더러운 창녀 취급했고, 때론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난 오랜 시간을 길거리에서 노숙생활을 해야만 했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그 남자 품에 안기고 싶어 그 남자 집을 방문했을 땐 다른 여자가 있었다.”

지난 20일 배우 이유린이 오는 11월 5일 연극 ‘비뇨기과 미쓰리’의 개막을 앞두고 한 말이다. 이 말은 극단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7월 남자친구의 반대로 인해 돌연 은퇴를 선언했던 그녀가 복귀했다. 그리고 복귀하게 된 이유를 밝힌 것이다.

이유린의 실연과 노숙생활의 경험담은 즉각 네티즌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수백 건의 기사가 몇 시간 만에 쏟아졌다. SNS 상에도 그녀와 관련된 글로 도배됐다. 순식간에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21일은 아예 ‘이유린의 날’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그녀가 선정적이고 충격적인 과거 사생활를 밝히며 논란이 되자 복귀작 ‘비뇨기과 미쓰리’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어떤 내용이며, 그 수위가 어디까지인가부터 이유린의 노출 수위 등이었다. 그녀의 충격적 고백이 없었더라도 그런 관심이 있었을까. 이 부분에서 노이즈 마케팅이란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듯하다. 극단의 총괄책임자는 “여배우의 치부를 가지고 마케팅하진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말이다.

그동안 노이즈 마케팅은 성인 연극 홍보의 공식이 됐다. 지난 10월 초 배우 라리사는 4년 전 한국남성과 결혼한 후 이혼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같은 달 10월 25일 그녀는 부산에서 연극 ‘개인교수’로 무대에 올랐다. 또한 지난해 배우 엄다혜는 대선 투표율을 놓고 ‘알몸 촬영’을 공약해 선거가 끝난 후 무대 위에서 그 공약을 이행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번에 논란을 일으킨 이유린도 다음 달 무대에 오른다.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성인 연극 제작자들이 간과하는 것이 마케팅이 연극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작품성이 기본이다. 논란을 일으키고 해명하는 일보다 좋은 무대를 위한 고민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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