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진영 전 장관의 개인플레이- 박엘리 사회생활부 기자

입력 2013-10-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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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에서 ‘실세 장관’으로 불린 진영 전 장관이 취임했을 때 복지부 공무원들은 정치인 장관이 임명돼 부처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그는 정부의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 방안에 대해 계속 반대해왔고 ‘양심의 문제’라며 사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진 전 장관이 사퇴를 결심한 것은 단순한 정책갈등만은 아니다.

그가 기초연금을 포함한 박 대통령의 복지 분야 대선 공약을 만든 핵심 인물이며 박 대통령의 속내를 모를 리 없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소신에 어긋나 장관직을 그만두는 것이라면 사우디 출장 기간 중 사의설을 흘리거나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사의를 밝힐 것이 아니라 좀더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하거나 본인이 왜 반대하는지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지난 3월 인사청문회 당시, 공약 후퇴 논란이 있었을 때 공약은 ‘선거 캠페인용’이라고 항변해 ‘캠페인 장관’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그다.

장관으로 있으면서도 끝까지 국회의원으로서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가 진정 소신과 양심에 따라 행동한 것인지, 정부와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개인플레이만 한 것인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장관은 개인적 소신만을 피력하는 자리가 결코 아니다. 세상이 어려운 건 모든 일을 내 뜻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소신을 펼치기 위해서는 부서 간 조율과 협조 그리고 설득 등 지난한 노력이 필요하다. 남 탓만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소신대로 하려고 했는데 안 되니 자리를 그만둔다. 내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은 초등학교 반장도 할 수 있다.

얼마 전 기자와 만난 한 전직 장관은 “공직이란 ‘이어달리기’와 같다”는 말을 했다. 한 명의 주자가 온 힘을 기울여 최대한 빨리 달려준다면 그 다음 주자는 손쉽게 이어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진영 전 장관에게 공직은 경력쌓기용 정거장에 불과했는지, 짧은 임기지만 최선을 다해 달린 뒤 소신을 지킨 것인지 정말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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