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일산업포럼]생산비용 낮고 매장량 풍부… 셰일가스 에너지 혁명 주목

입력 2013-09-3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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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산업 에너지 지도 지각 변동

차세대 에너지 ‘셰일가스’가 세계 산업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셰일가스 혁명은 에너지 분야를 넘어 석유화학·철강·조선 등 전 업종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중이다.

셰일가스는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층인 셰일층에 존재하는 천연가스로 유전이나 가스전에 농축돼 있는 전통가스와 달리 암석의 미세한 틈새에 넓게 산포된 비(非) 전통가스의 일종이다. 전 세계가 125년간 사용 가능할 정도로 매장량이 풍부하며, 다른 에너지원보다 상대적으로 생산비용이 낮고 투자 부담이 적다.

전문가들은 “셰일가스 혁명으로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패권이 재편되고 있다”며 “셰일가스는 기회이지만 국내 산업에 미치는 역풍도 분명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셰일가스 혁명 주도하는 북미, 산업의 중심으로 = 전 세계 산업의 중심축이 셰일가스 혁명을 이끌고 있는 북미 등지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셰일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북미지역의 화학산업은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다. 화학산업의 주요 원료인 에탄과 프로판이 셰일가스 부산물로 생산되며, 가격 하락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화학업계는 원료가격 하락에 따른 이익 증가뿐만 아니라, 중기적으로 자국의 유리한 환경에서 규모의 성장을 할 수 있는 혜택도 누리는 상황이다.

장기적인 전망도 밝다. 미국화학연합회(ACC)에 따르면 미국 화학기업들은 관련 사업에 2020년까지 약 700억 달러의 설비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석유기반의 석유화학 설비 대비 원료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에탄과 프로판을 넘어 셰일가스 성분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탄 등이 활용되면 파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기돈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메탄가스가 석유화학 산업에 활용되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궁극적으로 석유화학 산업은 석유 기반의 산업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플랜트·건설 분야도 셰일가스 개발로 호경기를 맞고 있으며, 철강산업은 원료인 점결탄 및 에너지 가격의 하락, 새로운 천연가스 활용 공법 도입 확대에 따라 원가 및 품질경쟁력 강화 등 다방면으로 수혜를 얻고 있다.

◇국내 산업 ‘셰일가스’ 기회이자 위기 = 국내 산업은 셰일가스로 인해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석유화학·플랜트엔지니어링 등의 산업 등은 셰일가스의 역풍을 맞고 있는 반면, 소재·기계 산업은 순풍에 돛을 달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대부분 원유에서 추출되는 납사를 주 원료로 한다. 반면 미국 화학산업은 제품의 원료를 석유보다 저렴한 셰일가스로 교체하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이 미국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고급 기술력과 글로벌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고품질 시장까지 침투할 수 있어 국내 기업이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국내 유화업계는 제품을 대다수 중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다. 셰일가스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서 2015년부터 셰일가스 기반 설비확대가 이뤄진다면 국내 유화업계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국내 유화업계는 셰일가스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셰일가스로 생산할 수 없는 석유화학 제품 등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나섰다.

국내 플랜트 및 건설, 조선산업에도 그림자가 짙다. 국내 플랜트와 건설분야의 경우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에너지 플랜트용 강재와 건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플랜트·건설 분야는 수입산 사용에 제한을 받고 있어 그 영향은 한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셰일가스로 인해 주력시장에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중동시장은 한국 엔지니어링 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시장이지만, 세계 에너지·화학산업의 투자가 중동에서 미국으로 옮겨가며 중동지역의 투자 발주가 감소하는 추세다.

조선산업의 경우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LNG 선박은 2015년 이후 셰일가스로 인한 LNG 물동량이 증가하며 발주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LNG 수요가 대폭 증가할 요인이 없어 미국을 제외한 타지역에서 LNG 선박 발주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셰일가스의 영향으로 유가가 하락할 경우 해양플랜트 시장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셰일가스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국내 산업도 있다. 소재·기계산업에서는 가스관련 하이엔드 시장의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천연가스는 생산, 수송·저장, 사용 과정에서 높은 압력과 초저온을 견디면서 정밀 조절이 가능한 다양한 기계·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부품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정유경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셰일가스 공급이 확대될 경우 신재생에너지 등의 산업에 영향이 미칠 것”이라며 “비전통 에너지 시장과 기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국내 기업이 추진 중인 에너지 사업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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