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외국인선수]써보니 용하다 과하면 병난다

입력 2013-09-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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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프로축구서 외국인선수제도 도입 ‘인기몰이’1997년 농구1998년 야구2005년 배구 ‘영입봇물’전력상승 핵심… 국내선수 위축 지나친 의존은 숙제

1982년 프로 야구가 출범하고 이듬해 프로축구가 관중과 만나면서 국내 스포츠는 본격적인 프로화 시대를 열었다. 농구와 배구가 각각 1997년과 2005년부터 프로화에 접어들면서 현재 국내 스포츠는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4대 프로 스포츠가 정착한 상태다.

프로스포츠는 돈이다. 이전까지의 실업시대와 달리 선수들은 해당 종목을 직업으로 하면서 이를 통해 연봉을 받는다. 프로팀은 우승 혹은 더 좋은 성적을 위해 팀에 투자한다. 그런 면에서 외국인선수의 수급은 팀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인 동시에 팬들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계기였다.

농구와 배구가 야구·축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로 출범이 늦은 탓에 외국인 선수의 역사는 짧다. 야구와 축구 중 먼저 외국인선수를 받아들인 쪽은 축구였다. 원년인 1983년부터 팀 당 2명의 외국인선수를 등록 및 보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원년 참가팀들 중 외국인선수를 보유한 팀은 포철 뿐이었다. 포항제철은 브라질 원료공급사로부터 세르지오와 호세 등 두 명의 외국인선수를 임대 영입해 활용했다. 프로 원년 이들의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두 선수 모두 큰 활약을 보이진 못하며 한 시즌 만에 팀을 떠났다. 당시 포철은 이들에게 주택 및 차량 그리고 적은 액수의 연봉 정도를 지원한 것으로만 알려지고 있다.

이듬 시즌 현대 유니폼을 입은 네덜란드 출신의 렌스베르겐은 곧바로 1984년 9골과 9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1985년에는 올드팬들에게는 추억의 이름인 태국 출신의 피아퐁이 럭키금성에 입단해 12골, 6도움으로 득점왕과 도움왕에 동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시즌 중반 합류했음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이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1차 예선 당시 이미 은퇴한 상황에서도 대표팀에 복귀해 한국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는 등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축구가 외국인선수를 통해 인기몰이에 성공한 이후 1998년에는 야구에서도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됐다. 역시 각 팀당 2명을 등록 및 보유할 수 있었고 이는 현재까지도 근간을 이루고 있다(올해 신생팀 NC 다이노스는 예외적으로 3명).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96년 7월 당시 홍재형 신임 총재가 취임사를 통해 “경기력 향상을 외국인선수 영입을 적극 실행할 것”이라고 밝힌 이래 1997년 이사회에서 2명 보유 및 등록을 확정함으로써 도입이 최종 결정됐다. 첫 시즌은 트라이아웃을 실시해 선수들을 선발했다. 재정난을 겪던 쌍방울 레이더스를 제외한 7개팀은 2명의 선수들을 지명했다. 각 구단은 미국 세인트 피터스버그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에 다수의 실무진을 파견했고 수많은 언론사들도 특파원을 파견해 현지 상황을 비중있게 보도하기도 했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수들을 각 구단이 선택한 탓에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선수라는 사실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당시 현대 유니콘스는 1997년 11월 15일 투수 조 스트롱과 총액 12만 달러에 계약해 스트롱은 국내 프로야구 최초의 프로야구 외국인선수로 기록됐다.

축구와 마찬가지로 1997년 프로 원년과 동시에 외국인선수 제도를 도입한 프로농구 역시 당시 총재였던 윤세영 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가 주도했다. 윤 전 총재는 “프로 첫 해 많은 볼거리를 위해 외국인선수 수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프로농구는 첫 시즌 두 명의 외국인선수 중 한 명은 203.5cm 이하, 다른 한 명은 190.5cm 이하로 신장 제한을 두었고 월봉은 1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810만원)를 남지 않도록 했다.

프로배구는 프로화 두 번째 시즌인 2005-06 시즌 중반부터 외국인선수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여타 프로 종목들과 달리 2명 혹은 그 이상이 아닌 단 1명의 외국인선수만 인정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도입 원년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반화된 프로 스포츠의 외국인 선수는 명암이 엇갈린다. 홍재형 전 KBO 총재의 발언처럼 외국인선수는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에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했다. 일부 종목에서는 외국인선수에 대해 “써도 문제 안 써도 문제”라는 푸념섞인 발언을 하지만 전력 상승 요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아진 몸값과 해당 포지션의 국내 선수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점들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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