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인출사태 속수무책

입력 2013-09-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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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진화에도 이틀동안 2조 넘게 유출… 경쟁사 신규고객 유치 도 넘은 마케팅 눈살

금융당국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동양증권 고객들의 돈 빼내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3일 ‘자매그룹’ 오리온의 동양그룹 지원 불가 방침이 전해진 후 동양, 동양시멘트, 동양레저 등이 발행한 회사채,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와 관련 신탁상품에 투자한 고객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동양증권이 피해를 입을 경우를 대비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고객, 동양증권이 판매한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가입한 고객들까지 움직이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섰지만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동양증권 예금이 2조원이상 빠져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증권 전국 영업점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고 직접 방문해 돈을 찾으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지점에서는 대기고객 명단이 1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동양증권이 고객재산을 제3의 기관들에 분산 배치하고 있어 고객재산 보호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진단하면서도 고객 이탈현상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김건섭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점검 결과 동양증권 고객들이 평소보다 많은 자금을 인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사태가 계속된다면 동양증권은 고객을 잃으면서 영업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 투자자는 동양그룹의 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없다. 현재 동양증권을 통해 동양그룹 계열사 회사채에 투자한 사람은 3만1000명, 금액은 1조원이다. 기업어음 투자자는 1만5900명, 금액은 4564억원이다.

CP, 전자단기사채는 이론상 만기 전 장외 매각이 가능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매수자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는 장외는 물론이고 장내에서도 매각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다만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매각할 수 있지만 이미 가격이 크게 내려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동양증권 CMA와 동양증권에서 가입한 펀드 등은 동양그룹 위기와 거리가 있다. 동양증권의 경우 국내 최대 CMA(344만개)를 갖고 있다. 동양증권 CMA 중에서도 MMW형과 ‘MY W’는 한국증권금융에 예탁돼 있어 100% 보장받을 수 있고 W-CMA통장 중 자동투자상품 미지정 계좌는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된다.

랩 상품도 상품별로 외부 예치기관에 예치돼 있고 펀드는 수탁회사(은행)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동양증권 계좌에 넣어놓은 주식, 예탁금 역시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에 별도 보관돼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역시 “동양증권이 시장 안정과 연결돼 있으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의 자산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환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동양증권에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자 경쟁 증권사에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증권사 중 유일하게 종금업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한 증권사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포함한 최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는 CMA를 판매하고 있다”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한 대형증권사 역시 공식 블로그를 통해 자사 CMA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 공식 블로그에는 “CMA는 현금성 자산을 맡겨두고 주거래로 활용하는 계좌이므로 사용의 편의성과 비용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자사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로 안정성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하고 나섰다.

이처럼 증권사간 고객 뺏기 경쟁이 치열해지자 업계서는 불난 집에서 부채질하는 식의 도를 넘은 마케팅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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