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의 세종만평] 현오석의 농정, 안희정의 농정

입력 2013-09-1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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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세종취재팀장

한국경제는 경제성장과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농촌이 점점 더 황폐화하고 있다. 농촌사회는 고령화와 도시보다 교육의 질이 떨어지면서 어린이와 젊은이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이대로 간다면 식량안보가 붕괴직전에 이르렀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 구성비율도 농촌에 기반을 둔 지역구 의원 비율보다 도시에 기반을 둔 지역구 의원 수가 더 많아진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농촌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없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처음으로 농축산식품부와 부처 간담회를 했다. 현 부총리는 국가의 근간인 농업의 중요성 때문에 처음 진행하는 부처 간담회에서 가장 먼저 농식품부와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자리는 간담회라기보다는 기획재정부가 갑의 위치에서 보고를 받고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현 부총리가 농정 현안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나왔다는 얘기다. 현 부총리가 제대로 농정 현안을 알고 온 것은 쌀 관세화 문제뿐이었고, 농정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쌀 관세화 문제는 이미 정부가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관세화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여서 단지 어느 시점에서 발표해야 하는지 저울질을 하는 상황이다. 쌀 소비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쌀 의무수입 부담이 너무 커 쌀 관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정부의 태도다. 다만 농민단체들의 반발로 발표 시기만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사실상 예정된 쌀 관세화 문제만을 파악한 현 부총리가 다른 농정 상황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간담회가 진행되다 보니 부처의 ‘갑’인 기재부의 위치만 더 드러냈다는 분위기가 전해졌다.

어제(10일) 안희정 충남지사가 3농이라는 주제를 들고 농업기자포럼에 참석했다. 중앙정치인으로서 뻔한 농정 얘기만 들고 나올 줄 알았는데 나름대로 농촌 발전에 대한 애착이 깊었다. 새로운 정책을 들고 나오기보다 이미 나온 정책을 어떻게 집행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보였다. 중앙정치인으로서의 기득권을 누리기보다 농촌 현실을 더 직접적으로 체험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다만 농정 현안에 대한 한계도 나타냈지만 진심으로 농촌에 대한 애착이 묻어났다.

현 부총리는 농식품부와의 간담회에서 “농산물 수급과 유통구조 문제를 개선해 농민이 제값을 받고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을 내지 않는 농업구조개선 대책을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결책을 모색했다기보다는 이미 나온 문제에 대한 대책 강구만 주문한 인상이 짙다. 차라리 이날 간담회에서 현 부총리가 농정정책 예산문제나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공적개발원조(ODA)에서 기재부 중심이 아닌 농식품부 중심으로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고 밝히는 것이 더 농정 현안을 토론하는 자리였을 것이다.

처음 가진 농식품부와의 간담회여서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현 부총리를 비롯해 부총리를 보좌하는 실·국장들이 진심으로 농촌에 애착을 갖고 간담회를 진행했다면 더 나은 토론이 되지 않았을까. 다음 간담회에서는 기재부가 갑의 위치를 내려놓고 농촌에 대한 애착이 묻어난 토론이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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