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입법 4대 이슈①상법개정안]‘소버린·칼 아이칸 트라우마’ 여전

입력 2013-08-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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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외국계 헤지펀드 경영권 공세로 ‘흔들’

재계가 ‘소버린·칼 아이칸 트라우마’에 떨고 있다. 2003년 외국계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경영권이 뿌리째 흔들렸던 재계는 10년이 지난 지금 법무부의 상법 개정 예고로 그때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SK는 지난 2003년 챈들러 형제가 운영하는 소버린 자산운용의 경영권 공격을 받았다. 소버린은 SK 주식 14.99%를 매입해 2대 주주가 된 후, 5개 자회사에 이 지분을 쪼개 맡겼다. 증권거래법상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 선임 시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지분 합계가 3%로 제한되고 일반주주는 각각 지분율 3%를 적용받자, 보유 주식의 의결권을 전부 행사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결국 SK그룹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3%로 제한됐고, 소버린은 의결권 제한을 피해 보유 주식의 의결권을 모두 행사했다. 이후 소버린은 경영투명성 제고라는 명분을 앞세워 SK에 경영진 교체와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당시 SK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1조원가량의 비용을 투입한 뒤 표면적 승리를 얻었다. 반면 소버린은 2005년 이후 보유 주식 전부를 매각해 9459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KT&G도 2006년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의 공격을 받는다. 칼 아이칸은 스틸파트너스와 연합해 KT&G의 주식 6.59%를 매입한 뒤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1명을 확보해 자회사 매각을 요구하는 등 경영에 적극 개입했다. KT&G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2조8000억원을 투입했다. 그해 12월 칼 아이칸은 주식을 매각해 약 1500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삼성물산 또한 2004년 영국 헤르메스의 공격을 받고, 삼성SDI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삼성물산 지분 매입에 700억원을 투입한다. 헤르메스도 같은 해 12월 380억원의 주식 매각 차익을 실현한다.

재계 관계자는 “칼 아이칸 등 외국계 자본이 국내 기업에 요구했던 것이 바로 감사위원 분리선임과 집중투표제, 전자투표제 도입이었다”며 “당시 기업 지배구조 개선, 소수 주주 권리 보호 등의 명분을 내세웠지만 속내는 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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