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재경부 시절 자본시장·금융지주법 주도

입력 2013-08-21 10:32 수정 2013-08-21 10: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한국사회에서 선망받는 상당히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임에도, 임 회장의 실제 이력은 소박하다는 것이 그를 아는 이들의 전언이다.

임 회장은 강원도 영월 출신으로, 교직에 몸담았던 부친이 광산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면서 서울로 도망치다시피 이사 오게 된다.

당시 서울 달동네의 대명사인 봉천동에, 그것도 남의 집에 얹혀살면서 고학으로 경기고에 들어갔던 그는 학업성적은 뛰어났지만 가정형편상 학비가 가장 저렴한 서울대 사범대를 선택했다. 임 회장은 부친이 원하던 이민을 뿌리치고 삭발까지 하며 행정고시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의 뚝심을 알 수 있는 일화다.

임 회장은 대학시절 입주과외로 학비를 벌었고 집에 생활비를 보태기도 했다. 행시 합격에 잠시 빛을 보는 듯했으나 서울대 법대와 상대가 주류인 경제부처에서 그가 설 자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던 차 외환위기를 전후한 1997년과 1998년 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으로 있으면서 금융회사 구조조정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고, 현재의 금융지주회사법 초안을 만들기도 하는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섭렵했다.

그럼에도 그는 경제협력국장을 거쳐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하지만 외교부에서도 그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 당시 한국·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을 조기에 타결시켜 재경부로 귀환할 때 국가훈장을 서훈받았다.

외교부로 자리를 옮기면서 재정경제부에서 밀려났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으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임 회장은 2005년 재경부 정책금융국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뒤 차관보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금융정책국장 재임 시 금융업권 간 벽을 허무는 자본시장법 제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5개월 뒤 다시 정책홍보관리실장으로 물러나 경쟁자들에게 밀렸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2007년 말 재경부 제2차관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재정경제부 2차관 퇴임 이후 금융연구원에서 지낸 1년6개월은 국내외 금융산업을 연구하고 실물경제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임 회장은 관료시절 겪은 숱한 우여곡절이 오히려 갈등조정 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술회한다. 임 회장에게 늘 따라다니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부딪히고 넘어지는 과정에서 생겨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늘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도 이런 시련 속에서 싹튼 것이다.

임제 스님이 설법한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은 임 회장의 생활신조다. ‘어디에 있든 주인이 되면 그곳이 바로 참된 곳’이라는 의미다. 임 회장은 그런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갖고 앞으로 2만5000여명의 KB금융그룹 직원들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거듭 마음을 다잡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그 커피 어디 거예요?"…Z세대도 홀린 고현정·최화정의 라이프스타일 [솔드아웃]
  • “나는 행복합니다~” 외치지만…야구팬들이 항상 화나있는 이유
  • 아브레우 "동해 심해 석유·가스 실존 요소 모두 갖춰…시추가 답"
  • MBTI가 다르면 노는 방식도 다를까?…E와 I가 주말을 보내는 법 [Z탐사대]
  • 가계 뺀 금융기관 대출, 증가폭 다시 확대…1900조 넘어
  • [송석주의 컷] 영화 ‘원더랜드’에 결여된 질문들
  • 비트코인,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 하루 앞두고 '움찔'…7만 달러서 횡보 [Bit코인]
  • 대한의사협회, 9일 ‘범 의료계 투쟁’ 선포 예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7,963,000
    • -1.63%
    • 이더리움
    • 5,198,000
    • -2.24%
    • 비트코인 캐시
    • 662,000
    • -7.99%
    • 리플
    • 699
    • -4.38%
    • 솔라나
    • 226,600
    • -5.27%
    • 에이다
    • 616
    • -8.61%
    • 이오스
    • 1,003
    • -9.15%
    • 트론
    • 159
    • +0%
    • 스텔라루멘
    • 139
    • -6.08%
    • 비트코인에스브이
    • 79,800
    • -10.84%
    • 체인링크
    • 22,450
    • -7.99%
    • 샌드박스
    • 596
    • -9.0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