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수의 이슈 만화경] ‘짝퉁’ 해병대캠프 참사 막으려면

입력 2013-07-2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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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에 보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사람이 죽은 뒤에 약을 짓는다는 뜻으로, 때가 지나 일이 다 틀어진 후에야 뒤늦게 대책을 세워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최근 해병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발생한 사망ㆍ실종 사건과 관련, 해병대 캠프 용어에 대한 상표등록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만일 상표등록이 이뤄질 경우 기존 사설 ‘해병대 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무단으로 이 용어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해병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국민들의 시선은 날카롭기 그지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원조’ 해병대 캠프가 아닌 ‘짝퉁’ 해병대 캠프가 해마다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병대 캠프는 해병대 사령부가 운영하는 해병대 제1사단 포항 1곳뿐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수십개에 달하는 해병대 캠프는 모두 무늬만 해병대인 ‘짝퉁’ 해병대인 셈이다.

‘짝퉁’ 해병대의 안전관리는 또 어떤가. 사업자등록만 하면 누구나 '극기(克己) 캠프'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상황을 감안할 때 정부의 관리 감독은 소홀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태안 해병대 캠프 사고를 흔히 예견된 인재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참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숙박시설이나 취사도구도 제대로 갖춰 놓지 않은 열악한 환경과 허술한 안전관리를 마치 해병대 캠프이기 때문에 해병대처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들. 한 번은 이들에게 묻고 싶다. 해병대를 진정 아느냐고. 기자가 아는 해병대는 최소한 안전은 기본 바탕에 깔고 훈련에 임한다.

또한 ‘바다에 앉은 새 다리도 부러진다’는 거친 파도에 동료가 휩쓸려 가면 제 한 목숨 버려서라도 과감히 바다에 뛰어든다. 그리고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바로 해병대 정신이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사는 것이 해병대다. 그러나 해병은 결코 죽지 않는다.

돈 벌이에 급급한 ‘짝퉁’ 해병대 캠프가 ‘원조’ 해병대 캠프가 있는 포항을 방문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는 무언가를 느낄 것이다.

경북 포항에 소재한 해병 제1사단 인근에는 해병대를 상징하는 문구가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문구다.

말 그대로 해병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해병대 캠프 또한 그렇지 않을까. 누구나 해병대 캠프를 할 수 있다면 진정한 의미의 해병대 캠프는 퇴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안전관리가 미흡한 해병대 캠프는 더욱 더 그렇다. 제2, 제3의 ‘짝퉁’ 해병대 캠프 사망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병대 사령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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