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교체 승부수]“고객·기업·직원가치 극대화 민영화 성공위해 최선”

입력 2013-07-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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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김원규 대표

“기업과 직원들의 가치를 극대화해 고객 이익을 증진시키는 데 역점을 두겠다.”

지난 8일 우리투자증권의 새 수장으로 선임된 김원규 신임 대표의 취임 일성이다. 김 대표는 민영화 성공을 위한 현장 영업중심의 기업 가치 극대화를 1순위로 꼽았다.

그는 취임 당시부터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 매각 가치를 높이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한 달 전 취임한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더불어 평사원부터 시작한 내부 출신으로서 조직의 모든 점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회장과 더불어 민영화와 조직 슬림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 부합하는 인물인데다, 성실하게 30여년간 한 직장에서만 재직하며 최고 자리까지 오른 샐러리맨의 신화로도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사에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과 관련된 우리투자증권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 매각 흥행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현재 자기자본과 기업가치가 시가총액 대비 현저히 저평가 받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을 현장영업 중심의 영업조직으로 환골탈태시키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5000억원인데, 실제 시가는 1조원 이상 저평가된데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3% 수준에 머물러 있다.

김 대표는 “단료투천의 마음가짐으로 CEO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회사의 모든 조직이 강하게 뭉치는 ‘원 컴퍼니(One company)'가 돼 변화와 위기를 하나된 힘으로 이겨내고, 증권업을 선도해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단료투천이란 장수가 고난한 전쟁 중에 부하들과 귀한 막걸리를 함께하기 위해 강물에 술을 풀어 다같이 마셨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즉 힘든 상황을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은 리더의 마음을 의미한다.

김 대표는 우리투자증권이 반드시 지켜야 할 3가지로 고객, 기업, 직원을 꼽았다.

우선 시장의 선택을 받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 사업모델, 조직과 인사 분야의 혁신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상품개발 역량을 강화해 고객기반을 탄탄히 하고 자기자본을 이용한 수익 창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고객에게 집중하고, 고객의 가치 제고를 통해 기업가치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며 “직원 스스로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고 동료 서로를 존중해야 하며 큰 변화의 시기 속에서 대형증권사로서의 위상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 임원 20% 감축,‘조직슬림화’ 단행

김 대표는 취임 후 4일 만에 전체 임원의 20%를 줄이고, 기존 핵심 8개 부문을 4개 사업부와 경영지원총괄로 재편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향후 중점 사업을 추진할 4개 사업부는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홀세일(Wholesale), 트레이딩(Trading)이다.

그동안 해외사업을 맡았던 글로벌 본부는 없앴다. 글로벌 본부가 맡았던 해외 사업들은 연관성이 있는 각 사업부가 담당한다. 이중 전체적인 해외사업 전략은 경영전략본부가 담당한다.

임원진들의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 9일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사표를 낸 임원 27명 가운데 8명의 사표가 수리됐다. 사장과 감사를 제외한 임원 27명 중 29.6%에 해당된다. 투자은행 부문 대표를 맡은 정영채 전무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 대표 중 상당수가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

국내는 물론 경영의사 결정을 맡게 될 경영지원 총괄임원은 전 우리투자증권 WM대표를 담당했던 권용관 전무가 새롭게 맡았다. WM사업부는 함종욱 전무가 담당한다.

이와 관련, 우리투자증권 측은“신속하게 의사를 결정하기 위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하게 됐다”며 “민영화 등으로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우문현답’현장중심 전략…각 부서 최정상 반열에

김 대표는 그동안 우리투자증권에서 퇴직연금 그룹장 , WM사업부 대표, 홀세일 대표를 차례로 지내면서 각 부서를 최정상 반열 위에 올려놨다.

김 대표는 우리투자증권의 종합자산관리 브랜드인‘옥토’를 탄생시킨 주역이자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프리미어 블루’ 론칭, 메릴린치 PB 인수 등 굵직한 딜을 성사시켰다.

우선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퇴직연금 그룹장 시절 당시 은행, 증권, 보험 세 분야의 약 40여개가 넘는 금융기관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늘 적립금 최상위를 기록했다.

또 이직한 외부 인력도 두루 채용해 퇴직연금의 전문성과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WM사업부 대표 시절엔 메릴린치 서울사무소의 PB조직을 흡수해 대형증권사형 PB모델을 구축하는 데 앞장섰다. 그동안 우리투자증권 내에서 비중이나 중요성이 미미했던 해외투자형 상품의 붐을 조성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또 ‘메릴린치형 PB'(PB강북센터), ‘씨티형 PB’(PB강남센터), 기존의 ‘증권형’PB(PB골드넛 센터) 등 다양한 개념의 PB영업 모델을 접목, 각 영역의 장점을 승화시켜 가시화된 영업 성과도 도출 했다.

영업맨들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시너지를 창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 2012년 5월부터 6월, 2개월에 걸쳐 당시 118개였던 전국 영업점을 순회하며 현장 영업맨들의 건의 사항을 청취하는 일정을 감행했다.

폭넓은 영업활동을 기반으로 금융상품 부문에서 대폭적인 외형성장도 기록했다. 연초 24조원이던 금융상품 잔고는 현재 3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을 강조하는 현장중심 경영마인드가 주식 및 금융상품 영업에 강력히 작용해 영업 시너지에 촉매제가 된 것이다.

◆김원규 대표는 누구

김원규 대표는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샐러리맨에서 CEO까지 승진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1960년 생인 그는 대구상고, 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1985년에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한 이후 포항지점장, 강남지역본부장, 퇴직연금그룹장, WM사업부 대표 등을 역임했다. 28년간 한 회사에서 주요 영업현장 일선을 진두지휘해 온 현장 영업통인 셈이다. 특히 우리투자증권 창립 이래(LG투자증권 시절 포함) 최초로 평사원으로 입사해 CEO까지 오른 기록까지 남겼다.

김 대표는 영업현장에서 뛸 때에도 큰형님 같은 리더십으로 현장 직원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았다.

김 대표가 차기 CEO로 내정된 후 우리투자증권 내부에서는 “전 직원 3000명 가운데 자신이 신임 사장님과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무려 2000명에 달한다”라는 우스갯소리마저 회자됐다.

이는 김 대표가 30년 가까이 한 회사에 몸 담은 점도 있지만 그만큼 회사 내 선후배들과 격의 없는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한 까닭이다.

김 대표의 이러한 성실성과 희생정신은 그의 가족사와도 무관하지 않다.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대표는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호적을 고치기까지 했다.

실제 그의 부친은 법원의 판결을 받아 그의 나이를 올렸다. 7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에 상고 졸업반이 되어도 은행에 취업할 나이에 이르지 못하자 본의 아닌 편법을 쓴 것이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과외교사, 경양식집을 전전하며 동생들의 학비까지 다 보태주면서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그는 그렇게 살았다.

평소 소통을 강조하는 덕장인 김 대표는 가족을 위해 희생한 초심을 앞으로 회사를 위해 모두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내부 출신 첫 CEO로서 민영화를 준비하는 김 대표의 앞날이 기대된다.

김원규 대표 약력△1960년 출생 △1985년 경북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5년 LG투자증권 입사 △1996년 포항지점장 △2006년 강남지역본부장 △2009년 퇴직연금그룹장 △2009년 WM사업부 대표 △2012년 Wholesale사업부 대표 △2013년 현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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