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甲)질 하는‘깜깜이’ 기업에 투자자만 골탕

입력 2013-07-12 08:25 수정 2013-07-1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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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상태 양호하다”며 애널리스트 기업방문 원천 차단

탄탄한 실적을 갖춘 우량기업인데도 불구,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원활히 제공하지 않는 일명 ‘여의도 갑(甲)질’기업 때문에 투자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상장기업으로서 당연히 투자 정보를 제대로 제공해야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굳이 기업공개(IR)을 하지 않아도 될만큼 우량해 매니저들이나 애널리스트들의 기업방문을 원천 차단하고 있는 것.

남양유업, 고려산업 등 음식료 기업을 비롯해 동서, 영풍, 태광산업, 서산, 고려산업, 동아타이어, 세원물산, 모토닉 등이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들의 특징은 대체로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고 유보율이 높은 편에 속했다.

12일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10개 기업의 순유동자산은 평균 2246억원에 달했다. 특히 남양유업(4925억원), 모토닉(3495억원)과 세원물산(525억원), 서산(239억원), 고려산업(223억원) 등은 시가총액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순유동자산이 시가총액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튼튼한 재무구조를 갖췄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업의 유동성 상태를 나타내는 유보율도 상당히 높다. 유보율이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이들 기업 가운데 많게는 447배 넘는 돈을 곳간에 쌓아 놓고 있는 기업도 있었다. 태광산업의 유보율이 44730.11%로 가장 높았고 영풍(23772.43%), (남양유업20064.08%), 동아타이어(4645.32%) 등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PBR(주가순자산비율)은 대체로 낮았다. PBR은 주가를 주당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1배 미만이면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됐다고 풀이한다. 이들 기업 가운데서는 무려 6개 기업이 1배 미만 기업에 속해 저평가 매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실적 좋은 알짜회사들이기 때문에 굳이 IR, 기업 탐방 등을 정성껏 받을수 없다는 이른바 ‘배째라식’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을 비롯해 섹터 담당 연구원, 펀드매니저 등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A기업은 아예 탐방을 받지를 않기로 유명하다”며 “상장기업들이 투자정보를 제대로 해야 하는 공시와 IR의무를 지켜야 하는데 이같은 투자 정보의 불균형은 투자자와 자본시장 발전에 자칫 저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연구원은 “연구원의 탐방을 받을 경우 제조원가 등 업체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며 “이런 부분을 껄끄럽게 생각하는 보수적인 업체들은 탐방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시장이 어떻에 변해도 망하지 않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고 경쟁이 없으면서 독과점으로 쭉가는 회사들이 대체로 이런 모습을 보인다”며 “주가가 오르든 말든 지분구조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경영진이 크게 신경을 안쓰고 대체로 최대주주가 많은 지분을 들고 있어서 굳이 IR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최대주주 지분 장악력은 두드러졌다. 많게는 80%에 달하는 기업도 있었다. 남양유업, 모토닉 등 3개 기업을 제외하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대체로 50%를 넘었다.

이에 대해 B기업은 “여태까지 회사의 방침이 그래왔고 현재도 그렇게 유지 중인 것 뿐”이라며 “그렇다고 IR을 전혀 안하는 것은 아니고 사업보고서 관련해서 물어보면 설명은 해준다”고 말했다.

C기업도 “사업부 자체가 다른 사업에 비해서 신규 제품도 없고 한 제품만 수 십년째 만들고 있는데 딱히 이슈거리 자체가 없다”며 “판매량이 급변한다던가 가격을 조정하는 것도 없고 딱히 IR활동에 나설 거리가 없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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