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드래트프의 명암…‘괴물’ 몰라본 SK·롯데 속 좀 쓰렸겠소

입력 2013-07-03 10:11 수정 2013-07-0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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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2차 두번째 지명 한화행… 본 무대 활약, 지명순위가 보장하는 건 아냐

▲LA다저스에서 맹활약 중인 류현진 선수.

“신인 지명은 일종의 로또와도 같다.”

일선 감독들은 신인 지명을 흔히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만큼 즉시 전력감인 신인들을 찾아내는 것이 힘들고 1순위로 뽑았다 해서 맹활약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2006 시즌 국내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류현진(26·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입단 첫 시즌 18승 6패 평균 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로 투수 부문 3관왕에 올랐다. 신인왕은 물론 정규 시즌 MVP 역시 그의 차지였다. 이는 프로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다.

‘괴물투수’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지만 류현진은 1차 지명 선수가 아니었다. 인천 동구 동산고등학교 출신의 류현진 대신 연고지역 우선 지명권을 가진 SK 와이번스는 인천고 출신의 포수 이재원을 1순위로 뽑았다. 연고지와 관계없는 2차 지명에서도 첫 번째 선택권을 가진 롯데 자이언츠는 광주일고 출신 나승현을 선택했다. 결국 류현진은 2차 지명 두 번째 지명권을 가졌던 한화의 품에 안겼다.

SK가 류현진 대신 선택한 이재원은 SK의 두터운 포수진에 밀려 아직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굳히지 못하고 있다. SK는 계약금 2억5000만원을 들여 이재원을 영입했지만 류현진을 생각하면 적어도 아직까진 아쉬운 선택이다. 2006 시즌 신인 최고 계약금의 주인공은 ‘10억원의 사나이’ 한기주였다.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그는 큰 기대를 받았지만 입단 첫해 거둔 10승이 시즌 최다승 기록이다. 특히 그는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졌고 올 시즌 역시 어깨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선동열 감독은 “올 시즌은 물론 길면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감독들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매우 커 신인이 곧바로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류현진 이후 실제로 프로에서 곧바로 자신의 기량을 나타낸 신인 선수도 거의 없다. 2007년 신인왕에 오른 두산 임태훈이 순수 신인으로서 신인왕에 오른 이후 2008년 최형우(삼성 라이온즈)부터 2012년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에 이르기까지 6시즌 연속 이른바 ‘중고신인’들이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각 팀은 신인 드래프트에 많은 공을 들인다. 당장은 아니지만 몇 년 뒤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1순위로 프로에 뛰어든 선수 중 곧바로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선수는 많지 않다. 하지만 최정·박병호(이상 2005년), 김상수·오지환(이상 2009년) 등 짧게는 1~2년 길게는 5~6년의 세월이 지난 뒤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선수들도 적지 않다.

한편 입단 당시 6순위 이하의 이른바 ‘로또식 지명’을 받은 선수 중 알짜배기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도 있다. 박정배(현 SK·2005년 지명 당시 두산 6순위), 양의지(2006년 두산 8순위), 김선빈(2008년 KIA 7순위) 등 흙 속에서 건진 진주들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는 억대의 계약금이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도 없었다. 역대 1차 지명 선수 중 몇 년 뒤 조용히 유니폼을 벗거나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그라운드를 떠난 예도 있고 아직 1차 지명 선수의 존재감을 전혀 드러내지 못한 채 퓨처스리그(2군 리그)에 머무는 선수들도 있다. 입단 당시의 지명 순서가 미래는 보장하진 않는 셈이다.

NC 다이노스와 KT 위즈를 제외한 8개 구단은 1일 연고지 신인 우선지명을 마쳤다. 전례에 미뤄 이들이 당장 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몇 년 후면 이들의 명암도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갈릴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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