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조만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을 정식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유럽연합(EU) 무역장관들이 프랑스 문화산업을 FTA 협상 대상에 당분간 포함하지 않기로 합의해 그동안 반대 입장을 보였던 프랑스를 설득하면서 FTA 협상이 가능해졌다고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장관들은 12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프랑스가 자국의 영화와 음악산업을 미국 미디어 메이저기업들의 공세로부터 당분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EU는 모든 회원국의 의견 일치를 전제로 프랑스 문화산업 개방 논의 여지는 남겨놓았다.
카렐 드 휴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EU 집행위원회(EC)가 미국과 무역과 투자협정 협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녹색불’이 켜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디오·비디오(AV) 서비스가 협상 대상은 아니지만 후에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EU 관리는 “FTA 체결로 미국과 EU는 각자 경제에 연 1000억 달러(약 112조7000억원)가 추가로 유입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특히 유럽은 4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제안을 여러 차례 거절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과의 논의에서 문화산업 포함 요구를 확실히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겠다는 점을 확인받고 FTA 협상 개시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EU는 무역협정 협상에 앞서 반드시 협상대상을 조약으로 명시한다.
니콜 브리크 프랑스 무역장관은 “우리는 만족한다”면서 “그러나 이를 승리라고 부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합의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다음 주 주요 8국(G8) 정상회의 참석차 북아일랜드를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할 수 있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