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없는 스포츠는 없다]선수와 스포츠팬의 뒷이야기 “그대 없인 못 살아”

입력 2013-06-0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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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에서 산삼까지 정성 가득 선물… “입고 있는 속옷 주세요” 엽기 팬도

▲700만 시대를 맞이한 한국프로야구는 열성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선수와 팬에 얽힌 뒷이야기도 무성하다. (사진=연합뉴스)

프로 스포츠가 활성화되면서 선수와 팬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도 무성하다.

특히 프로야구는 인기만큼이나 열성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초반 LG 트윈스의 우완 사이드암 투수로 명성을 날린 전승남(39)은 “보험상품을 대신 들어준 팬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자신도 모르게 암보험에 가입해 매달 보험료를 납부해줬다는 것이다.

전승남은 또 “선발 등판 때마다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준 여성팬이 있었다. 그 여성이 경기장을 찾을 때마다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어느날 그 여성팬이 경기장에 오지 않았다. 그날은 패전투수가 됐다”며 “팬들의 보이지 않는 힘을 처음으로 실감한 날이었다”고 털어놨다.

이경필 JTBC 야구해설위원은 현역시절 두산 베어스의 우완투수였다. 그는 경기 중 습관처럼 껌을 씹었다. 이경필은 “한 팬이 와이셔츠 박스에 일일이 포장을 새로한 껌을 가득 채워 보냈다”며 “껌 종이에는 현역 시절 백넘버였던 ‘30’이라는 숫자가 깨알같이 새겨져 있었다. 그 껌을 1년 내내 씹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프로골퍼로 변신한 조현(39)은 한때 LG 트윈스의 4번 타자였다. 그가 선수생활을 했던 당시 팀 내에서는 ‘1000원짜리 지폐를 주머니에 넣고 경기하면 승리한다’는 징크스가 유행했다.

조현은 “팬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편지와 함께 1000원짜리 지폐를 넣어 보내주는 일도 있었다”며 “그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선물 내용물을 떠나 팬들로부터 받은 선물은 하나 하나 소중했다”고 말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역도 69㎏급 은메달리스트 이배영(35)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메달을 놓쳤다. 그후 슬럼프를 겪었다. 그때 힘이 되어준 것이 팬클럽이다. 이배영은 “팬클럽 회원들이 내 이니셜이 새겨진 열쇠고리를 선물했다. 그 선물 하나가 재기를 결심하게 된 원동력이었다”고 털어놨다.

골프 대회장은 삼촌팬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스스로 열혈 삼촌팬임을 자부하는 이종화(42)씨는 김혜윤(24·KT)에게 산삼을 직접 캐다준 일화로 유명하다. 이씨는 “김혜윤 선수의 성적을 위해서라면 산삼뿐이겠습니까?”라며 열성적인 ‘팬심’을 드러냈다.

김혜윤은 “삼촌 팬들이 나보다 내 건강을 더 챙긴다”며 “지난번 직접 캐다준 산삼을 먹고 에너지가 넘쳐 혼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선수와 스포츠팬 사이의 에피소드는 늘 유쾌한 추억만은 아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한 팬이 소포로 보내준 A제과 ○○볼 과자를 먹었다 대패했던 경험이 있다. 이후 두산은 ○○볼 과자 금지령이 내려졌고, 그 금지령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프로골퍼 이보미(25·정관장)는 경기 후 한 일본팬으로부터 “지금 입고 있는 속옷을 선물로 줄 수 없냐”는 황당한 부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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