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꼴찌들의 반란]증권가 불황… ‘작은고추’가 매웠다

입력 2013-05-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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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업계, 신사업모델 개척 ‘색깔경영’… 주도주 못지않은 동전주에 투자자 열광

#만년 꼴찌 후보 넥센 히어로즈의 선전은 2013년 프로야구 흥행 요인 가운데 하나다.

넉넉지 못한 재정 때문에 유망한 선수를 타 구단에 트레이드하는 아픔도 겪었다. 타 구단에서 방출한 선수들을 받아 팀을 꾸려가는 일종의 ‘외인구단’인 넥센 히어로즈가 올해 프로야구 판도를 흔들고 있다. 유쾌한 ‘꼴찌의 반란’이다.

강팀의 연전연승이 ‘감탄’을 느끼게 한다면, 주목받지 못했던 약팀의 반란은 그 이상의 ‘감동’을 준다.

절대 다수는 강자가 되지 못하는 경쟁사회에서 꼴찌 후보들의 반란은 이름 그대로 진정한 ‘영웅(Heroes)’의 행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주식시장에서도 우량주의 선전 못지않은 꼴찌들의 반란에 투자자들은 열광한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엔저 현상이 국내 증시를 뒤흔들면서 기존 증시 주도주들은 시들한 반면 이른바 동전주, 소외주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점유율 1%에도 못 미치는 아이엠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이유 있는 반란 역시 투자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주식거래대금 급감으로 금융투자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시기에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의 화려한 반란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업황 부진으로 인해 증권사는 물론이고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 등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덩치가 큰 대형 증권사들 외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예측과 달리 대형증권사들의 실적은 크게 악화되고 있는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펄펄 날고 있는 상태다.

◇대형 증권사 줄줄이 실적 부진 =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증권사별 실적을 살펴보면 대형 증권사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KDB대우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5% 감소해 14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8.3%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 역시 24.2% 줄어든 126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2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574억원으로 8.3% 감소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영업이익 1100억원을 기록하며 52.8% 감소해 반토막 났고, 당기순이익은 881억원으로 48.1% 줄었다.

현대증권은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증권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억4599만원으로 적자전환했고, 당기순손실은 540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브로커리지 집중도가 높은 상위 증권사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증권사 ‘깜짝 실적’ = 대부분의 대형 증권사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린 것과 달리 중소형증권사인 메리츠종금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동부증권, KTB투자증권은 놀랄 만한 호실적을 달성했다.

먼저 동부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866% 급증한 658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908억원으로 845.9% 증가했다.

KTB투자증권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8.4% 늘어난 149억원, 당기순이익은 92% 증가한 51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영업이익 811억원을 기록해 15.9%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624억원으로 17.6% 늘었다.

또한 아직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아이엠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4월~12월)까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 34% 증가한 96억원, 88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불황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자신들만의 색깔과 경영 방침을 통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 고위 임원은 “몸집이 작은 중소형 증권사들 가운데 자신만의 강점을 최대한 실려내는 증권사들이 눈에 띈다”며 “비대해진 조직 구조로 인해 제대로 된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일부 대형증권사들보다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증권사 ‘차별화된 사업’으로 선방 = 메리츠종금증권은 부실채권(NPL) 투자, 오토리스, 다양한 채권세일즈, 외환거래 등에서 고른 성과를 기록했고, 지난해 7월 채권·통화·상품(FICC) 팀을 신설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 시장에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동부증권의 경우에는 보유 중이던 동부생명 주식 857만여주를 787억8600만원에 동부화재에 팔았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30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채권과 파생상품 운용 수익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KTB투자증권은 회사채발행 등 투자은행(IB)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또한 리테일 분야가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지점수(8개)가 적어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도 순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드는 등 시장이 상당히 어려웠지만 리테일 외에 IB나 채권, 파생상품 운용 등으로 사업 부문을 다양하게 가져간 중소형 증권사들이 눈에 띄게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며 “시장 상승기에서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우려가 있지만,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각 증권사의 상황에 맞게 사업을 다각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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