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중소기업과 창조경제, 그리고 창조경영- 이동주 IBK경제연구소장

입력 2013-05-2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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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創造)’, 문화적·물질적 가치를 높여나가는 행위. ‘경제(經濟)’, 인간이 공동생활에 필요한 재화를 생산·이용하는 활동. 창조와 경제의 사전적 의미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그리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두 단어를 합친 ‘창조경제’에 이르면 그 의미를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창조경제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여러 의견을 종합해 보면, ‘창조경제’란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경제활동으로 첨단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산업간 융합을 통해 신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발전 패러다임인 창조경제가 최근 경제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창조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 정부 등 경제 주체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용의 88%, 국내 생산의 50%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창조경제가 굳건히 뿌리내려야만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고,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시스템보다 사람 중심으로 움직이는 우리 중소기업의 특성은 창조경제를 잘 구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 중의 하나다. 개개인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창조경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전통 붓 제조기술을 응용해 세계적인 화장용 브러시 메이커로 성장한 일본의 하쿠호도사, 전통 곡예를 단순 오락이 아닌 예술로 재해석한 캐나다의 ‘태양의 서커스’는 창조경제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럼 우리 중소기업들이 창조경제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활기찬 창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창업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다양한 자금조달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 이와 함께, 실패하더라도 실패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부정적 시선을 극복하고 재창업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재창업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지식과 기술의 생태계다.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권이 보호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한층 강화되어야 함은 물론, 중소기업이 그 이익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러면 보다 많은 중소기업이 산·학·연 연계와 같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R&D 투자를 늘려가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

그리고 또 하나는 대·중소기업 간의 합리적인 기업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대기업의 과도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 우수인력 빼가기 등과 같은 관행이 존재하는 한 중소기업에게 창조경제를 기대하긴 어렵다. 시장 참여자들이 자신의 노력에 상응하는 이익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청년창업 활성화, 지식재산권에 대한 가치평가나 담보활용,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과 같은 정책은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다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하나 있다.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이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이나 창업기업에 집중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우리경제의 성장과 발전에 크나큰 바탕을 이루고 있는 전통 뿌리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균형 있게 병행되어야 한다. 전통 뿌리산업은 중소기업이 영위하는 업종으로 서민들의 삶의 터전일 뿐만 아니라 첨단산업을 지원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뿌리산업은 특성상 새로운 아이템을 통해 산업간 융합을 일으켜 나가는 창조경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창조경영’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는 있다.

창조경영은 그리 꼭 거창한 것이 아니다.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다. 창조경제를 ‘발명’이라고 한다면 창조경영은 ‘발견’에 비유할 수 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가는 발명과 창조경제도 중요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에 미처 보지 못했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찾아 개선하고 효율성을 높여 나가는 발견과 창조경영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불편하다’는 생각이 ‘바꿔야지’라는 생각에 이를 때 창조경영은 시작되는 것이다.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아이디어와 기술 하나로 시작하는 1인 창조기업이 최근 3년 동안 10만여개 증가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조선, 자동차, 전자, 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제 이들 산업들이 서로 융합하여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만들고, 좋은 일자리도 늘려나가야 한다. 그 역할의 중심에 우리 중소기업이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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