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삼성전자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시설 투자비용으로 3조8820억원, 연구개발(R&D) 비용으로 3조4142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시설 투자비는 사상 최대치였던 작년 1분기(7조7593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분기별 시설투자가 3조원대로 내려앉은 것도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이후 시설투자를 꾸준히 늘려 작년 1분기에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시설투자의 핵심인 반도체 부문에서 글로벌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에 따라 공급과잉이 이뤄지자, 삼성은 이 부문 시설 투자비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됐을 뿐 아직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평택 고덕사업장이 2016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하는 것도 추가 투자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고덕사업장은 수원사업장의 2.5배, 기흥의 2.6배 수준으로 삼성이 추진했던 국내외 사업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비롯한 시설 투자에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R&D에서 사상 최대의 투자를 과감하게 실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R&D 투자는 3조414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9%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R&D 투자는 작년 3분기 3조939억원, 4분기 3조187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R&D 투자가 3조4000원대에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과감한 연구개발비가 투입되면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6.5%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대비 R&D 투자가 5.9%(연간 기준)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IT업계를 이끌어가는 선두기업인 만큼 차세대 원천기술 확보와 시장을 리드할 새 제품을 먼저 내놓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시설 투자 하락과 R&D 투자 상승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의 1분기 전체 ‘시설 및 연구개발투자비’의 전체 규모는 7조2962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1분기(6조2574억원)보다는 많지만 2010년 2분기(7조4966억원)보다는 적은 액수다. 사상 최대였던 작년 1분기(10조5605억원)보다는 무려 30.9%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