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보는 경제이야기]호찌민과 漢 문제, 그리고 간신

입력 2013-05-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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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훈 시인·KDB산업은행 부장

베트남 모든 화폐에 들어있는 호치민 초상, 호치민은 베트남의 국부(國父)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베트남 사람들은 ‘Bac Ho'(호 아저씨)라고 부른다. ‘주석님’이니 ‘선생님’이니 하지 않는다. 국부와 같은 존재지만 그만큼 친근하게 생각한다. 그곳 사람들은 어려운 결정을 할 때나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에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런 경우 Bac Ho는 어떤 선택을 할까”라고. 개인들만이 아니다. 정부도 그렇단다. 국가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에 두고 “Ho주석이 살아있었다면 이럴 때 어떤 결정을 했을까”라고 묻는다. 1986년의 도이모이(개혁)도 그런 질문의 결과라 한다. 호치민은 사회주의의 길을 가는 것보다 ‘주민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중국인은 한족(漢族)이라 불린다. 한족이란 명칭은 유방(劉邦)의 한나라에서 유래되었다. 고조(高祖)인 유방의 넷째 아들로 5대 황제인 문제(文帝)가 있었다. 문제는 인군(仁君)으로, 건국초기의 혼란을 안정시키고 근검절약을 실천하였다. 후세 황제들은 자신의 통치를 자랑하려 할 때, “나의 정치가 과연 한의 문제만한가?”라고 자문하였다.

문제는 진시황의 폭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우선 세금을 절반으로 내렸다. 악법인 연좌제와 악형인 육형(肉刑)을 폐지하였다. 회남왕 유장의 모반을 용서하였다. 그리고 절대군주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 했던 대외원정이나 토목사업을 하지 않았다.

무릇 성공적인 치세에는 충신(忠臣)과 역군(役軍)이 있게 마련. 호치민에게는 팜반동과 보응웬지압이 있었다. 팜반동은 32년이나 총리에 있었다. 보응웬지압 장군은 프랑스와의 전쟁, 미국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인물이다.

한 문제에게는 진평과 주발이 있었다. 진평과 주발은 고조 유방을 도운 개국공신이다. 충신의 특징은 자리를 탐하지 않는다는 것, 문제가 물었다. “전국의 식량소비량이 얼마나 되는가” 주발은 우물쭈물 했고 진평은 정확하게 대답했다. 주발은 진평이 자기보다 뛰어남을 알고 병을 핑계로 승상자리에서 물러났다. 문제는 진평을 승상으로 임명했다.

대통령의 미국방문중에 수행원이 술을 마시고 스캔들을 일으켰다. 그리고 일정도중에 허락도 없이 도망치듯 귀국했다. 귀국 후에는 허락여부를 가지고 상관과 다투고 있다. 그것도 대놓고 공공연하게. 충신역군과는 너무 거리가 멀고, 간신(奸臣)이나 하는 짓거리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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