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그래도 농업이 희망이다- 김영철 농촌진흥청 원예작물부장

입력 2013-05-13 10:4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봄꽃들의 축제가 펼쳐지는 5월로 접어들면서 논과 밭에서는 본격 농사 모드로 분주하다. 도심에서도 자연에서 치유받기를 원하는 이들이 점점 농업에 관심을 갖고 농촌으로 몰려든다. ‘애그로 힐링’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산업화·도시화가 급진전될수록 자연, 농촌을 찾고 여기서 힐링을 원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요즘 방송에서도 자연·농업을 주제로 다룬 프로그램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이는 곧 시청자들이 농업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지대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각박한 회색 공간에서 탈출해 자연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픈 이들이 늘어나면서 우리 농업은 각종 매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 시몬 쿠즈네즈는 “농업의 발전 없이 중진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세계 초일류 농업국가들의 국민소득을 보면 스위스가 7만6000달러로 4위, 덴마크는 6만 달러를 초과해 5위, 네덜란드는 5만 달러로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농업은 그 나라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그 중요성은 특별히 강조하지 않아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서히 그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귀농 인구가 2011년 1만75가구에서 2012년 1만1220가구로 늘었고, 귀촌 인구도 1만5788가구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귀농·귀촌 인구 증가는 베이비부머의 은퇴, 도시근로자의 유턴 현상 등이 한 이유이나, 농업으로 당당히 전직해 연간 수억원대의 수입을 올리는 ‘대박’ 귀농인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 정부에서도 농업을 신성장동력원으로 보고 복지농촌 건설과 농가 소득 증대 및 유통구조 개선 등을 지원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천명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령화 등으로 농업인구가 줄어들고 소득도 낮아져 농업은 희망이 없고 한강투석과도 같은 농업 지원은 나라 살림을 더 어렵게 한다고 한다. 농산물이 물가 불안정의 원흉이라도 되는 것처럼 매도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는 동전의 양면을 보지 않는 편협된 시각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우리 농촌은 온 국민의 휴양, 오락, 관광, 문화공간이며, 농업은 농산물 생산, 홍수 조절, 대기 정화 등 그 가치만도 무려 103조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산업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 농업·농촌이 지금 당장은 어렵고 난제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더욱 애착을 갖고 지원해야 할 산업임에 틀림없다.

자원민족주의와 식량의 무기화가 현실화될 경우 식량이 군사보다 더 중요한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돈으로 식량을 언제든지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로버트 지글러는 경고했고, 전 세계적으로 애그플레이션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외적으로 이렇게 중요하고 국민 생명과 직결돼 있는 농업·농촌을 경시하거나 도외시하면서 우리가 세계 속의 선진국이나 강국이 되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농업주권, 식량주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농업·농촌 관련 전 연구원을 비롯해 대학, 산업체, 생산자, 정책입안자 모두 일심 단결해 해법을 구하고 난제들을 현명하게 해결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농산물이 먹거리만의 역할을 탈피해 보약, 전통주, 볼거리, 느낄거리 등 6차 산업화로의 발굴과 더불어 유통구조의 개선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전환의 계기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멀리 볼 것도 없다. 현재 보여지는 여러 징후들에 의해 20년 후의 농업·농촌은 최고의 직장이며 또 세파에 지친 자들의 힐링캠프가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 부둥켜안고 함께 가야 할 중요한 산업이자 미래의 희망임이 분명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상승률 1위 전선株, 올해만 최대 320%↑…“슈퍼사이클 5년 남았다”
  • '하이브' 엔터기업 최초 '대기업집단' 지정
  • 의대생 1학기 유급 미적용 검토…대학들 '특혜논란' 시비
  • [금융인사이트] 홍콩 ELS 분조위 결과에 혼란 가중... "그래서 내 배상비율은 얼마라구요?"
  • 옐런 “중국 관세, 미국 인플레에 영향 없다”
  • 15조 뭉칫돈 쏠린 ‘북미 펀드’…수익률도 14% ‘껑충’
  • 깜깜이 형사조정위원 선발…“합의 후 재고소” 등 부작용 우려도 [조정을 넘어 피해회복 '형사조정제도']
  • 베일 벗은 '삼식이 삼촌', 송강호 첫 드라마 도전에 '관심'
  • 오늘의 상승종목

  • 05.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0,780,000
    • +5.36%
    • 이더리움
    • 4,163,000
    • +2.87%
    • 비트코인 캐시
    • 624,500
    • +3.05%
    • 리플
    • 719
    • +1.13%
    • 솔라나
    • 213,200
    • +6.55%
    • 에이다
    • 624
    • +2.97%
    • 이오스
    • 1,095
    • +1.01%
    • 트론
    • 176
    • +0%
    • 스텔라루멘
    • 148
    • +2.0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450
    • +3.66%
    • 체인링크
    • 19,020
    • +3.03%
    • 샌드박스
    • 600
    • +4.3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