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하루 전날까지 전방위적 금리인하 압박

입력 2013-05-0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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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금융연구원 금리인하 한목소리…세계 각국 금리인하 대열 속속 합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둔 8일까지도 당정청의 전방위적이고 강도 높은 금리 인하 압박은 계속 됐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한은 독립성’을 내세워 금리 동결 의지를 노골적으로 피력하고 있고 시장에서도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추경예산안이 통과됐지만 규모와 내용 면에서는 충분하지 못하다. 민간 투자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를 위해서는 한은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며 금리인하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어 “한은은 경제 위기에 선제적 대응능력을 보여야만 비로소 독립성을 존중받을 수 있다. 자칫 청개구리 심리를 갖고 있거나 호주산 나무늘보의 행태를 보이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고 국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 역할하기를 기대한다”고 작심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의 이 언급은 김 총재가 지난 3일(현지시각)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인도 뉴델리에서 “지난해 내린 0.5%포인트도 굉장히 큰 것이다. 한국이 기축통화를 쓰는 미국, 일본도 아닌데 어디까지 가란 것인가”라고 말한 데 따른 반격으로 풀이된다.

금리를 두고 김 총재 대 당정청 인사들 사이의 설전은 여러 차례 이뤄진 바 있다. 나성린 정책위의장 직무대행도 지난 2일 이 “경제를 회복시켜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추경, 부동산대책, 금리인하 등을 시급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달 3일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내려주면 더 좋다”고 말했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달 8일 “정책효과는 폴리시 믹스(정책 조합) 형태로 진행돼야 효과가 난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당정청의 동시다발적인 금리인하 공세가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기획재정부도 한은의 금리인하를 기대했다. 기재부는 지난 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미국의 채무한도 협상, 유럽 경제 회복 지연, 엔화 약세 등과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수출 등 실물경제 부진이 이어지며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KDI 경제동향’을 통해 “한국 경제는 생산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와 수출 회복세가 다소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기준금리 인하 목소리에 국내 대표 금융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금융연구원도 동참했다. 금융연구원은 8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6%로 낮추면서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를 권고했다.

세계적 금리인하 분위기도 한은에 부담을 지우는 모습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양적완화 대열에 동참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절반 이상이 최근 기준금리를 낮췄다.

8일 OECD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인하한 작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OECD 34개국 중 23개국이 금리를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3월에 폴란드·멕시코, 4월에 터키·헝가리가 금리를 낮춘 데 이어, 5월 들어 유로존·덴마크·호주 등이 인하를 단행하는 등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하는 국가가 갈수록 느는 추세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 결정 하루 전날까지 금리 인하 주장이 외부에서 제기됨에 따라 금통위가 부담을 느낄 것”이라면서 “한은과 정부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주요인인 경기에 대한 판단을 달리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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