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코리안투어’ 대중을 보라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3-05-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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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튜디오PGA)

인기 하락과 스폰서 감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현주소다.

한국프로골프협회(회장 황성하ㆍ이하 협회)는 최근 국내 프로골프 활성화를 위해 ‘다시 뛰는 KPGA’, ‘다이내믹 코리안투어’라는 두 가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 일이다.

KPGA투어는 수년 전부터 침체기를 걷고 있다. 대회 수·규모, 스폰서, 인기, 팬 참여도 등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하다. 스폰서 풍년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다.

내세울 만한 스타플레이어도 없다. 남자경기가 여자경기보다 재미없는 스포츠는 국내 프로골프가 유일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기에 몰린 협회는 ‘코리안투어 활성화 실행 계획’을 지난 3일 발표했다. 그러나 실행 계획을 조목조목 살펴보면 과연 코리안투어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우선 대회 우승자와 갤러리의 동반 라운드를 내세웠다. 각 대회 우승자가 직접 행운권을 추첨, 당첨자와 함께 라운드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당첨자로서는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뿐이다. 과연 그것이 코리안투어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 코리안투어의 문제점은 대중의 외면이다. 진정으로 투어 활성화를 원한다면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야 한다. 즉 소수가 아닌 대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소통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대중을 대회장으로 불러모을 수 있는 유일한 비결이다.

협회는 또 대회 우승자를 비롯한 관계자가 대회가 열린 골프장을 방문해 대회 개최에 대해 감사의 인사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역시 ‘우물 안 마케팅’이다. 스폰서 부재 원인은 스포츠팬의 외면이다. 팬이 외면한 스포츠에 스폰서가 붙을 리 없다. 거꾸로 말하면 팬이 늘어나면 스폰서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는 뜻이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가 한국선수 독무대임에도 올 시즌 한 개 대회가 추가된 것도 대중들의 무한 사랑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기 선수들이 매 대회마다 사인회를 연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매 라운드마다 성적 우수자 2명을 선정해 팬 사인회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국내에는 스타로 내세울 선수가 없다. 인기가 없는 선수들이 팬 사인회를 열어봐야 팬들의 반응은 냉담할 뿐이다. 결국 이것도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보다 스타선수 발굴ㆍ육성이 절실하다. JLPGA투어를 대표하는 스타 요코미네 사쿠라는 5일 끝난 사이버에이전트에서 자신의 19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요코미네는 이 대회 전까지 약 2년 가까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럼에도 일본 팬들은 요코미네를 외면하지 않았다. 더 열렬히 응원하며 지지했다. 스타플레이어 한 명이 투어 흥행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코리안투어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스스로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적이 부진한 운동선수, 연기를 못하는 탤런트, 글을 못 쓰는 기자…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문제를 모른다는 점이다. 코리안투어도 마찬가지다. 팬들의 관심도가 바닥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우물 안 마케팅’을 고집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더 늦기 전에 대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우물 밖 세상이 더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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