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통 공룡들의 진흙탕 싸움- 정현혜 사회생활부 기자

입력 2013-04-2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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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공룡들의 대결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감정 다툼으로 시작된 싸움은 법정 소송으로까지 이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왜 이렇게 끝도 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걸까. 이유는 ‘상도덕’을 어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신세계와 롯데는 인천터미널을 두고 대결을 펼쳤다. 인천시와 롯데가 신세계를 무시한 채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신세계가 소송을 제기했다. 허허벌판이던 인천터미널을 이제껏 키워놨더니 롯데가 집어 삼키려 하자 신세계가 제대로 ‘뿔’이 났다.

인천터미널이 롯데의 손에 넘어가자 신세계는 역공에 들어갔다.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확장 개장했다. 인근에 위치한 롯데를 견제하기 위함이다. 신세계는 “롯데는 아울렛 본질을 어겼다”고 지적하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세계는 롯데가 찜(?)해 놨던 고속터미널을 인수했다. 롯데가 인천터미널에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응하듯 신세계는 강남권에 신세계타운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홈쇼핑업계에서도 맞수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올 들어 매출 발표와 함께 서로 업계 1위라고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의 싸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CJ오쇼핑은 GS샵을 상대로 ‘고유 소셜 커머스 영업방식을 따라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CJ오쇼핑은 소송을 취하했고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GS샵은 무리한 주장에 꼬리를 내렸다고 대응했다.

최근 코엑스몰을 두고 무역협회와 현대백화점 간에도 진실공방 논란이 커졌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던 코엑스몰의 원래 주인인 무역협회가 계약만료가 다가오자 ‘방 빼’라고 현대백화점을 내쫓은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지금까지 지켜온 자리를 고스란히 내어주게 되자 ‘어이없다’며 불끈했다. 계약 사항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무역협회와 법정싸움으로까지 가게 됐다.

각 업계 입장을 들어보면 이유는 모두 타당하다. 그 배경에는 ‘자존심’이 내제돼 있다. 각자의 입장만을 내세우며 지지부진한 싸움이 지속되는 동안에도 유통업계의 불황은 이어지고 있다. 선의의 경쟁구도를 갖춰 불황 타개 해법을 모색해야 할 현시점에서 유통 공룡들의 태도가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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