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의 세종만평]윤진숙 후보자, ‘능력’을 보여주세요

입력 2013-04-1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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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자질 논란에 빠진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야당의 반대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가운데 여당도 최근 윤 후보자의 사퇴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청와대는 15일쯤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는 지난 2일 인사청문회 후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타가 됐다.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 청문위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한 채 ‘몰라요’, ‘호호호 해놓고 잊어버렸네’ 등으로 얼버무려 국민에게 ‘몰라요 장관’이나 ‘까막 진숙’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근 개그 소재로 활용되면서 개그맨보다 더 재미있는 장관 후보자가 됐다.

윤 후보자가 유명세(?)를 타면서 해수부 공무원들은 패닉에 빠진 상태다. 애초 박근혜 대통령이 윤 후보자를 지명했을 때 해수부 소속 공무원들은 내키지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조직개편안이 발표됐을 때 윤 후보자가 해수부 조직구성을 2실 체제에서 3실체제로 확대한 주역으로 알려지면서 공무원들이 반색하는 분위기였다. 그동안 해수부 공무원들은 힘없는 부처여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처 자체가 없어지거나 여기저기 찢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이번 해수부 조직개편에서 윤 후보자가 박근혜 대통령을 설득해 부산 이전을 막고 인사 적체를 겪는 고위공무원의 숨통을 틔워줬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해수부 내부에서는 ‘힘 있는 장관’이 온다며 반신반의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하지만 무사히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던 인사청문회에서 발목이 잡히면서 다시 해수부 공무원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해수부는 장관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박광열 대변인을 선임해 윤 후보자 구하기에 나섰다.

박 대변인은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윤 후보자와 같이 일했던 당시를 얘기하며 청문회에서 보여준 모습만큼 해양과 수산을 전혀 모르는 분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오히려 해양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평소 윤 후보자가 소탈한 성격이어서 자주 웃는데, 이 모습이 청문회에서 마이너스가 된 것 같다”며 “소통을 중시하며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는 분이어서 해수부 공무원들이 잘 보좌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고 윤 후보자를 감쌌다.

박근혜 대통령도 윤 후보자 지명 당시 ‘모래밭에서 찾은 진주’라고 칭송했던 것을 보면 청문회에서 보여줬던 자질 논란이 윤 후보자의 말처럼 당황해서 나타났을 수도 있다. 문제는 국민에게 너무 희화되고 있는 데다 야당을 비롯해 여당에서조차도 윤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고 나선 점이다. 분명히 청와대가 윤 후보자의 자질을 믿고 임명을 강행하려면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윤 후보자의 자질과 업무능력이 있다는 것을 국민이나 정치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청문회 이후 얼굴을 보이지 않은 채 숨어 있는 윤 후보자도 이제 나서서 자신의 능력을 알리고 보여줘야 한다.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청와대가 윤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거나 윤 후보자가 계속 숨어 있으면 자질 논란만 더 커져 국민에게 불신만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새정부 출범 이후 45일이 지났지만 해수부는 국회의 늦장 정부조직법 개편안 통과와 장관 인선 난항으로 인사가 지연되면서 식물 해수부가 되고 있다. 각 부서 과장들이 나서서 일 처리를 하고 있지만 한계에 직면한 상태다. 장관 인선이 더 늦어진다면 그만큼 국민의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어떤 방식이든 청와대와 윤 후보자는 국민에게 자질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방법을 찾아 하루 빨리 해수부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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