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의 3번째 승부수… 이번에도 통할까

입력 2013-03-2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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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래왔듯이, 제가 뛰겠습니다. 돈 구해 오겠습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회사 창립 22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 박병엽 부회장은 팬택을 살리기 위한 또 한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이준우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선임하고, 박 부회장은 외부 투자유치에 올인한다는 것.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비해 품질에서는 전혀 뒤지지 않지만, 문제는 마케팅이라는 판단에서다. 마케팅 강화를 위해서는 투자금 유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는 얘기다.

박 부회장은 “아직 얘기하고 있는 투자처는 없다”면서도 “팬택이 22년간 어떻게 성장해 왔고 어떤 자세로 일 해왔는지를 알리고, 당신들이 투자한다면 이런 가치를 만들수 있다는 설득을 통해 자금을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병엽 부회장은 ‘한국 벤처신화’의 위치에서 ‘실패한 경영인’의 꼬리표를 달기도 한, 영광과 시련을 모두 맛 본 주인공이다. 승승장구 하던 그가 실패한 경영인으로 낙인 찍혀 한강다리까지 갔던 일화는 그가 당시 겪었던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케 해준다. 하지만 그는 매 순간마다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박 부회장의 첫번째 승부수는 지난 2007년 위크아웃이다.

당시 박 부회장은 팬택이 법정관리 위기에 처하자 워크아웃 성사 요건인 채권단 100% 동의를 받기 위해 3개월간 전국을 돌아다녔다. 밤낮과 주말을 반납하며 회사를 살리기 위해 맨몸으로 뛰고 또 뛰었다. 눈물로도 호소했다.

결국 팬택은 1200만원의 신규자금을 지원받고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팬택은 워크아웃 직후인 2007년 3분기 흑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 2분기 까지 20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한다.

박 부회장의 두 번째 승부수는 부회장직 퇴진이었다. 지난 2011년 12월6일 그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12월31일을 끝으로 회사를 그만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5년 반을 거의 휴일없이 일을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많이 피로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사실은 채권단과의 불화가 커지자 부회장직 사퇴라는 마지막 카드를 내민 것이다.

박 부회장의 승부수는 먹혀 들었다. 그가 전격적으로 사퇴 결심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채권단은 팬택의 워크아웃을 최종 종료했다. 워크아웃에 돌입한 지 4년8개월 만이다.

이제 박 부회장은 투자자금 유치를 위한 3번째 승부수를 던졌다. 만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박 부회장의 뚝심과 팬택이 22년간 일궈온 저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란 분석도 나오고 있어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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