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재작년 해킹사고 후 ‘땜질처방’에 또 뚫렸다

입력 2013-03-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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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시스템 개발ㆍ장비 도입에 1000억원 투자

▲주요 방송사와 신한은행과 농협 등 일부 금융사들의 전산망이 마비된 20일 대전의 한 농협 지점을 찾은 시민이 업무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1년 전산망 해킹 사고에 이어 또 다시 전산망 마비 사태를 맞은 농협금융에 의구심이 들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20일 전산망 마비 2시간만에 완전 복구해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진데 반해 농협은 이틀이 지나도록 일부 지역의 ATM기가 여전히 복구가 안돼 농협 전산망에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방송·금융회사 전산망 미비 사태 3일째를 맞았지만 22일 오전 9시 현재 농협은행의 단말기와 ATM기 10%와 지방의 16곳 농축협 전산시스템은 여전히 먹통 상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창구 단말기 3669대, ATM 2970대 가운데 90% 이상 복구했다"면서 "각 지점에서 단말기나 ATM 1~2대 정도만 가동이 안 될뿐이어서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국 4200여개 농협단위조합 가운데 22곳은 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전산망 가동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농협금융엔 매번 전산망 해킹·마비 사고가 빈번한 것일까.

지난 2011년 4월 농협 전산망은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을 받아 전면 마비됐다. 당시 농협은 2011년 4월 12일 오후 부터 사흘 동안 인터넷 뱅킹을 비롯해 폰뱅킹, 현금자동인출기(ATM) 서비스 등 거의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 완전 복구에 한 달 이상 걸렸고, 일부 거래 내역은 영구 유실됐다.

전산망 해킹 사고로 30만건의 민원이 제기됐고 이중 농협은 1000건 이상의 피해를 보상했다.

농협은 당시 전산사고 방지를 위해 보안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농협은 2011년 4월 인력과 예산에 대한 내부규정을 마련, 보안인력을 전체 전산(IT)인력의 5%, 예산전산도 전체 예산의 5% 이상으로 확대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농협의 인력과 예산 모두 12%, 10%대 수준으로 늘었지만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전산망 공격은 시중은행 6곳에 시도됐지만 피해는 농협은행 계열사와 신한은행에만 발생했다. 특히 농협의 경우 농협은행을 비롯해 농협생보·농협손보 등 3개 금융계열사 전산망에 문제가 생겼다.

신한은행은 전산 장애가 발생한 20일 당일 전산망을 복구한 반면 농협은 전산 장애 3일째인 지금까지 완전 복구를 못하고 있다.

2011년 전산망 해킹 사고 이후 농협은 전산장애 방지를 위한 보안시스템 개발과 장비 도입에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하고서도 달라진 게 없다.

IT전문가들은 그 동안 전산투자가 문제가 있는 부분만 보완하는‘땜질식 처방’ 탓에 재차 전산 마비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전산망 장애는 2011년 상황과 해킹의 공격루트와 상황이 달랐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그나마 전산망 보완이 이뤄져 금융부문 전산 사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전산망 공격 방식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능형 지속해킹(APT)은 이미 금융연구원 등이 수년째 경고해 온 만큼 이같은 주장은 농협의 전산시스템이 문제가 발생한 부문만 보완해 안일하게 대처해옴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농협은행은 지방에 산재한 농협은행과 단위조합 전산망의 보안과 복구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취약점을 공략하는 해킹의 특성상 시중은행보다 지역에 산재해 있는 단위농협과 농협은행의 전산망은 손쉬운 먹잇감인데다 복구도 늦어 중앙 전산망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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