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전 해양경찰청장이 재직 중 받은 급여 전액을 해경 자녀들을 위해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일 해경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퇴임한 이 전 청장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10개월간 받은 급여 7030만원을 모아뒀다가 퇴임식에 앞서 '해성장학회'에 기부했다. '해성장학회'는 1985년 전현직 해양경찰관이 결성했으며 순직한 경찰관의 자녀 등 매년 300여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이 전 청장은 이 돈을 퇴임에 맞춰 해경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 관리계좌에 입금시켰다. 그런 다음 이를 아는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해경청은 기부 사실을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절대 외부에 알리지 말아달라"는 이 전 청장의 당부에 비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입소문으로 언론에 알려졌다.
이 전 청장은 "국비로 경찰대학을 다니고 28년간 공직에 근무하면서 국가로부터 많은 것을 받기만 했다"며 "이제는 사회를 위해 그 빚을 갚아야 할 때라고 생각해 공직생활 마지막 해에 받는 급여는 기부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주위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퇴임식을 마친 뒤 운전기사가 자택까지 관용차로 배웅해 주는 관행도 사양했다. 이 전 창장은 또 재직 중 명절에 여러 관계기관에서 보내온 선물도 모두 되돌려 보내는 등 청렴한 공직자상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 전 청장은 경찰대 1기 졸업생 가운데 유일하게 치안총감 계급까지 진급했다. 그는 퇴임식에서 "별다른 직책을 맡지 않고 당분간 쉬면서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