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소기업이 답이다]주성엔지니어링, ‘명품 벤처’는 창조적 마인드에 달렸다

입력 2013-03-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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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ㆍ중소벤처 상생ㆍ협력이 창조경제의 핵심

“주성은 세계 1등 제품만 만듭니다. World’s Best People, World’s Best Products, World’s Best Company.”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제조장비 전문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 공장. 2만평 부지 내 공장마다 걸려있는 대형 플래카드가 인상적이다. 글귀는 단순하면서도 의미하는 바가 분명하다. ‘일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창조적 명품을 만드는 선수’ 등의 문구는 주성엔지니어링이 추구하는 조직문화를 짐작케한다.

지난 7일 ‘벤처 1세대’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를 만났다. 얼마 전까지 벤처기업협회장을 지냈고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10인’에도 선정됐던 황 대표는 벤처 육성에 대한 소신을 부드럽지만 분명한 어조로 전했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융합, 서로 멀리갈 수 있는 길= “올바르게 가고 있습니다.” 최근 창조경제란 정치·경제적 화두로 ‘벤처 붐’ 현상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황철주 대표의 답변은 짧지만 단호했다. 지난 2010년 벤처기업협회장으로 취임한 후 올해 2월 남민우 현 벤처기업협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줄 때까지 벤처기업, 벤처기업인의 육성을 위해 노력했던 열정이 느껴졌다.

황 대표는 “그 동안 한국은 일본, 미국, 유럽의 제품을 모방하고 조금 더 싸게 만드는 방법으로 성장했다. 최근 창조경제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은 지도자 층이나 사회 의식이 올바른 방향으로 보고, 올바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가 모방기술과 가격경쟁력으로 현 수준까지 성장했다면 이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창조적인 명품’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독(毒)으로 작용하며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은 상생을 통해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황 대표의 지론이다.

황 대표는 “중국 시장이 깨어나면서 우리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할 시기”라며 “멀리 갈 수 있는 대기업은 창조하는 중소벤처기업과 융합해야 한다. 이것이 현실이다. 아니면 대기업도 일본의 소니, 샤프처럼 망할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그는 “벤처가 성장하면 창조의 세계로 나갈 수 있다. 창조없는 모방은 이제 소용없다”며 “한국의 창조경제를 이끌 수 있는 성장동력이 바로 벤처이기 때문에 벤처가 활성화 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나도 엔젤투자가, 단 두 번의 성공과 열 번의 실패= 벤처기업 육성에 엔젤투자가들의 활동은 중요하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투자문화는 아직 정착되지 않은 단계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후 이익을 거둬들인다는 인식이 부정적으로 형성돼 있는 이유가 크다.

황 대표는 자타공인 성공한 벤처 1세대로 본인 스스로 엔젤투자가 활동을 하고 있다. 성공보다 실패를 더 많이 경험했던 그 이지만 여전히 엔젤투자가로서의 역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황 대표는 “인수·합병(M&A) 활성화가 엔젤투자가를 많이 만들어 낸다. 1차로 벤처에 성공한 창업인들이 M&A를 통해 돈을 벌고 회사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다시 창업을 하거나 아니면 창업을 준비하는 기업인들을 도와주는 순환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는 기본적인 M&A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열악한 상황 속에 황 대표가 엔젤투자가로 성공한 경험은 단 두 번, 나머지 열 번은 고스란히 실패로 돌아갔다.

황 대표는 “반도체 기업을 창업했던 사장이 찾아와 투자를 요청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야었고 이 회사에 투자해서 공동개발을 하다면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2000만원을 투자해 100억원을 회수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 외에 소프트웨어 분야, 제조분야 등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엔젤투자가 활동을 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는 “‘성공시켜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사람과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성공할 것 같다’는 것은 상대방 혼자 잘해야 한다는 의미고 ‘성공시켜준다’는 것은 내가 시장을 열어주고 물건도 사주고, 해외 나갈 때 같이 물건도 파는 등 나의 경험을 토대로 같이 성장할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스펙만 보고 투자를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벤처에 나이 없다… 미래를 상상하라= 황철주 대표는 벤처기업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청년 벤처가 연일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40대, 50대, 60대 예비 벤처인들도 열정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면 얼마든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주변 지인 중 최근 회사 사장까지 지내고 은퇴한 후 다시 벤처사업을 시작한 기업인도 있다. 창업 벤처인의 자격은 나이에 관계없다. 창조를 할 수 있는 기업인이 벤처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벤처기업인들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래 기술을 상상하지 말고 미래의 삶을 상상해 앞으로 20년 후에는 어떤 세상이 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그 가운데 한 가지 아이템만 정해서 구체화하고 현실화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직접 본인이 다하려고 하는 것보다 관련 분야 전문가의 도움을 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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