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전성시대… ‘한국판 브로드웨이’ 열리나

입력 2013-02-0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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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장 규모 3000억 돌파… 최근 5년간 연평균 10~20% 성장

지난 2011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국내 뮤지컬 산업 현황 및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뮤지컬은 2011년까지 5년간 연평균 성장률 10~20%를 기록했다. 뮤지컬 전문가들은 2012년 지난 한해 뮤지컬 시장 규모가 3000억원에 달했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뮤지컬 산업은 경제 불황 속에도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장을 이끈 가장 큰 동력은 공연장의 증가세다. 5년 전부터 대형 공연장들이 속속 들어섰다. 블루스퀘어(서울 용산구 한남동), 디큐브아트센터(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등 1000석 이상의 뮤지컬 전용 공연장들이다. 이는 뮤지컬 시장이 커질 것을 예상한 대관사업자들이 늘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공연장 부족이라는 현실에 좌절했던 많은 뮤지컬 제작사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뮤지컬이 어엿한 산업으로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뮤지컬은 극장이 곧 시장이다. 관객에 선보이고 싶은 수 많은 작품이 있어도 공연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공연장의 증가로 외형적으로 성장했고 이 같은 성장세는 향후 몇 년간 더 지속될 것이라는 업계의 시각이다.

한가지 놀라운 것은 이러한 성장세가 장기 불황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의아할 수밖에 없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뮤지컬학과 이유리 교수는 “불황 속 성장을 이룬 것은 산업 사이클 단계 중 초기단계이기 때문”이라며 “초기 산업이 외형적으로 성장하면서 급속히 발전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이 하나의 산업으로 모습을 갖추기 전에 서서히 인프라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오는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경제규모와 비교했을 때 성장 동력은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이다.

공연장의 증가는 분명 뮤지컬 시장을 키웠다. 하지만 내부적인 노력도 만만치 않다. 내부 종사자의 역동성이다. 이 교수는 “5년간 뮤지컬학과가 20여 개 이상 증가했고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등 다양한 시상식이 생기면서 창작활동에 관심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또 “소규모 공연장이 대부분이지만 창작뮤지컬의 공연도 서서히 질적인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성장에 발맞추려는 업계 종사자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뮤지컬이 점차 생활 속으로 파고들면서 관객도 변화했다. EMK뮤지컬컴퍼니 임수희 홍보팀장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뮤지컬은 밸런타인데이, 크리스마스,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만 본다는 인식이 강했다”면서 “지금은 개선된 시설과 브로드웨이 대작 등 완성도 높은 작품들도 많아 연간 2~3편 이상 보는 관객도 많아진 추세”라고 말했다.

마니아층의 형성도 주목할 만하다. 이유리 교수는 뮤지컬을 ‘중독적 경험제’라는 말로 표현했다. 업계는 마니아들을 ‘회전문을 도는 고객’이라고도 표현한다. 디지털적인 특성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 등은 매번 동일한 경험을 준다. 하지만 아날로그적 성격을 지닌 뮤지컬은 매회 또는 출연진마다 새로운 감성을 찾는 묘미가 있다는 의미다.

교육적인 배경도 있다. 임수희 팀장은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경험시키기 위해 공연을 같이 보러 오는 경우도 늘었다”며 “어른뿐만 아니라 청소년도 온전히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업계 내·외부적으로 뮤지컬 산업은 분명 질적, 양적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아직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뮤지컬협회 박진성 사무국장은 “전용 극장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브로드웨이 라이센스 대작들이 공연장을 차지하고 있다”며 “제작비의 상승 압박과 관람료 인하의 요구 등 안팎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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