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밑 가시’ 이것부터 뽑자] 고금리·꺾기 횡포 "은행 가기 두렵다"

입력 2013-01-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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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서 있어도 은행에선 무용지물

#. 새로운 꿈을 향해 첫발을 내딛은 벤처기업 A회사. 그러나 기술개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찾는 순간 그 꿈이 무너졌다.

B대표는 기술보증기금에서 신용보증서를 발급받아 모 은행에서 연 9.7%의 금리로 1억원을 대출받았다. 1년 뒤 대출 기한 만기가 다가와 B대표는 대출 연장을 위해 다시 은행을 찾았다. 그런데 대출금리가 무려 연20%라는 얘기를 듣고 입이 딱 벌어졌다. 1년 전에 9.7%였는데 신용보증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금리가 천정부지로 올라간 것이다. 억울한 마음에 중소기업청에 가서 하소연했지만 “은행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

은행 문턱은 중소·영세기업인들에게 아직도 높다. 은행의 호칭이 ‘금융회사’에서 ‘금융기관’으로 바뀌면서 공공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선 여전히 ‘갑’이다. 중소·영세기업의 ‘손톱 밑 가시’중 하나는 기업인들을 좌절케 하는 은행들의 행태였다.

B대표는 20%라는 고금리를 전해들은 후 각고의 노력 끝에 15%가 조금 넘는 수준으로 겨우 조정할 수 있었다. B대표는 “기술보증서에 근거해 국민은행은 대출금의 85%를 정부에서 지급보증 받는 셈인데도 고이율을 적용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식으로 한다면 살아남을 벤처기업이 있겠느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자금은 기업의 생명을 좌지우지한다. 자금 확보를 하기 위한 기업인들의 속사정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매 한가지다. 더군다나 은행을 방문해 돈을 빌려야 하는 기업인들은 상황이 대부분 열악하다.

심적으로도 약해져 있는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구속성 예금(꺾기) 등을 하는 은행들의 관행을 근절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PC방을 운영하는 C사장은 “일반 소상공인들은 은행에 가면 행여 높은 금리를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어, 은행 창구 직원들이 신용카드, 적금, 보험 등 상품 가입도 좋다고 가볍게 툭 던진 말에 쉽게 동요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에 가면“아직도 고객이란 느낌보다 ‘을’이란 생각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금융이용 애로실태 조사를 한 결과 설문 응답자의 80% 이상이 은행 자금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은행의 높은 대출금리(31.5%), 까다로운 대출심사(15.7%), 예·적금 가입요구(11.0%)로 힘들다고 밝혔다.

이에 중소·영세기업인들은 대출 시 적용이율 등을 산정하는 객관적인 자료를 일부라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은행들의 이 같은 관행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더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소기업연구원 표한형 박사는 “은행들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감독원과 같은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규제를 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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