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화정책 기조 변화하나…김총재 ‘신중’

입력 2013-01-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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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저물가·저성장 시대 명목GDP목표제 적절”

새 정부가 곧 출범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서도 변화를 도모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올 신년사에서 “인플레이션 성향이 높은 경제환경에서 물가안정목표제는 유효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보다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정책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고 심지어 선진국의 중앙은행에서는 이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마저 열어 놓았다”라고 밝혔다.

명목GDP목표제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목표를 특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아니라‘물가상승률+실질GDP’인 명목GDP가 일정 범위 내에 머물도록 하는 정책이다. 현행 물가안정목표제와 달리 명목GDP목표제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더라도 GDP 성장률이 낮게 나온다면 완화된 통화정책을 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통상 총재의 신년사에는 한은의 정책목표를 담는 것이 관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새판짜기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김 총재의 이번 발언은 한은의 기능을 확대해 나가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총재의 이번 발언에 대해 학계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명목GDP목표제를 도입하면 한은이 물가안정 뿐 아니라 경제 실물쪽으로도 권한과 책임을 넓히게 된다”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이를 공론화할 수 있는 타이밍(기회)이다”라고 밝혔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물가안정목표제는 물가가 높았던 시기에 이를 안정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도입했으나 지금은 물가가 높은 수준이 아니다. 또 저성장시대에 명목GDP목표제로 한은이 물가뿐 아니라 경기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통화정책을 펼치도록 바뀌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명목GDP목표제를 한시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내년에 한해 물가상승 압력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경기부양의 의미로 명목GDP를 기준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일시적으로 맞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준협 연구위원은 “2011년만 하더라도 물가가 높아서 고생을 하는 등 우리나라가 물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며 “통화정책의 기준을 명목GDP로 아예 전환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 총재도 “명목GDP목표제가 이론적으로 오래 전부터 제시돼 왔으나 아직은 효과적인 대안으로 검증됐다고 보기 어려운 주장이기도 하다”라고 언급, 제도 도입에 관해 좀더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명목GDP목표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명목GDP목표제보다는 미국 유럽 등에서처럼 물가와 실업률을 기준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며 “GDP가 올라간다고 국민들 삶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며 일자리가 더 중요하다”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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