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김남진 우리투자증권 신사업전략부 대리 "우리는 예전보다 행복한가"

입력 2012-12-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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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신사업전략부 김남진 대리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게 된 지 어느덧 4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제법 회사 생활에 적응이 되었고 밖에 나가면 ‘직장인 아저씨’라는 그다지 달갑지만은 않은 사회적인 신분(?)을 얻게 되었다.

상가주택에 사는 나. 주말 늦게 집에 오는 경우엔 집 앞 주차구역에 빽빽하게 비거주자 차량들이 전화번호를 남겨놓고 ‘도망’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주말에도 어김없이 커다란 밴 차량 한 대가 차 2대는 족히 들어갈 자리에 떡하니 주차를 해놓은 것이 아닌가. 곧장 차 앞 유리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했지만 차 주인은 전화를 받지 않아 나는 하는 수 없이 옆집에 차를 대놓고 문자로 그 밴 주인에게 ‘차 빼주세요’라고 퉁명스럽게 문자를 남겨놓고 집으로 들어갔다.

두어 시간이 지났을까. 차주에게서 온 문자를 보았을 때 나는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그 차주가 너무도 친절하고 공손하게 답장을 해온 것이다. 정중히 사과하며 하트 이모티콘까지… 문득 모르는 사람이지만 나보다 연배가 좀 되신 것으로 예상되는 분께 약간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동시에 세월이 지날수록 각박해지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주요 언론에서는 2012년 한국경제가 대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무역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과 함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3600 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우리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기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 등을 주제로 이런저런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달성했다며 언론에서 자축했던 시기가 1996년쯤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의 경제발전을 통해 우리는 과연 얼만큼 행복해졌을까?

요즘 1980, 90년대 유행가를 틀어주는 술집이 직장인 사이에 대유행이라 한다. 또한 과거 교복시대 학창시절을 다룬 영화도 대히트를 치며 직장인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우리가 사는 현재는 점차 사라져 지금은 결핍되어 버린 무언가를 과거로부터 찾으려는 회귀적 성향이 강한 시대인 것 같다. 우리가 발전된 사회를 살아가며 점점 잃어가는 건 대체 무엇일까?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인간의 행위나 정신, 사유의 모든 것은 물질적인 가치, 더욱 직접적으로 말한다면 돈의 가치라는 잣대를 들이대어 소위 ‘사이즈’가 안 나오면 무시당하거나 도태되는 세상이다.

이러한 시대에는 개인의 가치는 돈의 잣대로 ‘사이즈가 나오는 사람’ ‘안 나오는 사람’으로 구분되어 평가 받게 된다. 경제는 발전했지만 우리 시대에 인간은 과거보다 더욱 고립되고 외로워졌다. 국민소득 수치가 높아질수록 우리의 행복지수는 더욱 후퇴하고 자살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을 두고 사람들이 배가 불러 정신이 나약해진 결과로 단정을 지을 수 있을까?

우리가 진정한 번영의 길, 행복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일까?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의 선진국 진입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가 세계 일류 브랜드가 되었다고 여기저기서 나팔을 불어대지만 정말 지난 10년, 20년 전보다 우리는 행복한가? 그게 아니라면, 잠시라도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 기준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진 않을까?

오늘 당장, 정중한 문자를 보내준 그 자동차 주인에게 따뜻한 내용이 담긴 답장부터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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