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영화 ‘타워’ 두 주인공, 설경구 손예진을 만나다

입력 2012-12-14 09:52 수정 2012-12-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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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누구나 행복해지길 바라는 그날,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높이 솟아있는 초고층 빌딩에서 화재로 인한 대형 참사가 발생한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대형 화재 속, 삶에 대한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링’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타워’가 25일 ,크리스마스 날 개봉을 앞두고 있다.‘타워’중심에 있던 배우 설경구와 손예진을 만났다.

▲설경구
◇‘해운대’에서 물과 싸운 설경구가 이번엔 불과 싸운다.

설경구는 사람을 보고 출연작품을 결정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타워’는 어떻게 출연을 결정지었을까. 그는 “내가 김지훈 감독과 만났을 때 ‘내가 작품을 고를 때 무얼 고민하는지 아냐’고 물었더니 ‘그래서 지금 어떻게 재미있게 해줄까 고민 중이다’라고 말하더라”고 했다. 김지훈 감독은 캐스팅을 위해 설경구와 만난 자리에서 ‘화려한 휴가’ 촬영 중 돈 때문에 고생했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화려한 휴가’를 성공작으로 만든 김지훈 감독에게 대한 관심이 생겼다. 같은 영화인으로서 어려움을 공감해서였을까. “‘타워’는 술 먹고 짠해서 출연했다”고 말한다.

‘타워’에서 설경구는 책임감 강한 소방 대장을 영기 역을 맡았다. 영기는 화재 현장에서 전설로 불리는 소방관이지만 아내에게는 빵점자리 남편이다. 사건이 발생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도 아내와의 약속을 뒤로한 채 화재현장에 뛰어든다. 극중 소방관 역의 배우들은 연기를 위해 직접 소방훈련을 받았다. 이들은 2kg짜리 헬멧과 무거운 방화복을 입고 뛰어다니며 촬영을 했다. 또 놓치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소방 호스를 들고 연기를 펼쳐야 했다.

“우리가 몸을 던져 연기한다고 하지만 촬영장은 안전장치가 다 설치된 상태에서 촬영하는 것이지 않나. 소방관들이 보면 얼마나 웃길까 싶다. 실제로는 소방관이 들어가지만 우리는 영화니까 그림을 위해 뛰어 들어가야 했다. 촬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건 유독가스였다.”

‘타워’는 많은 사람들이 출연해 주연배우라 하더라도 각 캐릭터의 비중이 크지 않다. 배우 입장에서는 스케일이 큰 영화는 필요악이라 할 수 있다. 상업성을 위해서는 필요하고 연기 면에서는 깊이가 없기 때문이다. “한동안 블록버스터 영화를 많이 찍었는데 배우중심의 영화보다는 재미가 덜하다. 이제는 배우중심 영화가 그립다.”

설경구에게는 흔히 배우들이 하는 자화자찬이나 엄살은 없다. 힘든 인터뷰이 중 한 명이라던 풍문(?)과도 거리가 멀었다. 일어서서 보여준 상황 설명과 재치 있는 추임새로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배우가 설경구였다.“예전에는 그런 말 많이 들었다. 이젠 짬밥이 있는데…(웃음). 그땐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낯설어서 그랬던 것 같다. ‘내 말만 하면 되지 왜 기자가 원하는 답을 해줘야 하나?’라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래도 아직 방송 카메라 앞에서는 어렵다.”

▲손예진
◇손예진, 고통을 즐기니 영화가 행복해

설경구는 손예진의 출연 확정 소식을 듣고 김지훈 감독에게 “예진이가 출연 한 대?”라고 되물었다. ‘타워’에서 손예진의 비중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항상 원톱, 투톱의 비중 있는 역할을 해왔었다.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 깊이 있는 내면연기, 달달한 러브신 등과는 전혀 다른 화재현장에 놓인 색다른 경험을 했다. 출연자들과 함께 물에 휩쓸리고 불을 피해 뛰어다니면서 언제 어디서 자신의 모습이 찍히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작품에 지쳐있었다. 그렇다고 큰 영화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하지만 다음 작품은 상대 배우들과 감독님께 의지할 수 있는, 이런 스케일이 큰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상황에 놓인 캐릭터 안에 내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손예진이 ‘타워’를 선택한 이유다.

“행복했던 기억밖에 없다. 작품 촬영 후 모든 배우들이 작품 홍보를 위해 나쁜 점이 있어도 빼고 좋은 점만을 말하게 된다. 그런데 ‘타워’는 촬영하는 내내 마음이 행복해서 그랬는지 두드려 맞은 것 같이 아팠어도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멍해질 때가 있는데 다 같이 으싸으싸해서 힘든 순간을 이겨냈다. 대학 때 기말 작품 찍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일하면서 이런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없는데 이번에 느낄 수 있었다. 처절하게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함에도 말이다. 그러고 나서 동료와 마시는 맥주 한잔이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이 여배우는 이제 까칠하지 않다. “20대와 30대가 다른 것 같다. 지금은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있어 여유도 있고 그래서 편해진 부분도 있다. 그래서 연기도 깊어 지나보다. 어떻게 보면 고통을 즐길 줄 알게 된 것 같다. 20대에는 좀 닫혀 있었고, 일만 했고 사회생활을 고통스럽게 했다. 그래서 까칠하고 새침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누구나 스트레스가 심할 땐 어떻게 할 수 없지 않나. 이제는 나에게 너그러워지니까 그런 것도 풀어갈 줄 알게 됐다.”

손예진은 ‘타워’를 촬영하며 어떤 걸 느꼈을까. “김혜숙 선배를 보면 너무 부럽다. 나이가 들고 더 깊어진 연기를 하고 싶다. 드라마는 바쁜 스케줄 탓에 연기자들끼리 개인적인 소통을 하지 못한다. 영화는 모여서 같이 밥 먹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많다. 특히 ‘타워’에서 함께 출연한 이주실 선배에게서 듣는 이야기는 할머니에게 듣는 옛날이야기 같이 좋았다. 촬영장에 손자를 데리고 오신 적이 있는데 너무 보기 좋았다. 내게도 후배들이 ‘선배님 오셨어요’라고 인사하는 상황이 올까. 내가 언제까지 연기하게 될까 생각해 본다. 나도 언젠가 저 자리에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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