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정유 정치경제부 기자 "털면 나오는 원전 부품 비리"

입력 2012-12-07 11:2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전력 비상상황이 12월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때 이른 한파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국내 원전 3기의 가동 중단 원인이 가장 크다. 약 300만kW에 달하는 전력이 갑자기 공중에서 사라지면서 전력수급을 맞추기 힘들 게 된 것이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해야 할 원전이 잇따른 원전 부품 비리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지난 원전 부품 위조검증서 사태에 이어 국내산 원전 부품도 시험성적서를 위조, 납품한 사실이 드러났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원전 부품 제작사 2곳은 최근 5년 동안 180개 품목 155개 부품을 비파괴검사 등 일부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제출한 것으로 밝혔다. 이 중 안전등급 설비에 설치된 것은 8개 품목 17개 부품으로 고리 2호기와 영광 1, 2, 3, 4호기에 설치됐다. 더욱이 안전과 직결된 냉각해수펌프 부품까지 포함됐다고 하니 할 말 다했다.

이들은 공인기관의 직인을 도용하거나 시험성적서 날짜를 바꿔치는 수법으로 서류를 위조했고 원전 직원은 납품받은 부품을 보관 장소에서 빼돌렸다 새 제품처럼 재납품하는 방법으로 대금을 가로챘다고 한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위조 검증서로 장착된 원전 부품. 누가 원전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정부가 뒤늦게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원전 가동을 중단시키고 부품교체에 나서고 있지만 대신 일년 중 가장 위험한 겨울철에 전력수급 비상사태를 유발시켰다. 정부의 원전 관리 허술함으로 국민들만 추운 날씨에 고생하게 됐다.

이제 나올 만큼 나왔다. 더 이상 원전 안전성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이 같은 부품 비리 사건들이 이어진다면 원전은 우리나라에서 논란과 갈등 조장만 일으키는 천덕꾸러기가 될 것이다. 털면 나오는 원전 부품 비리. 더 이상은 안 된다.

관리감독부처인 지식경제부는 물론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관련 공기업들도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대통령실 "北 감내하기 힘든 조치 착수…대북확성기 방송도 배제 안해"
  • 단독 빨래 심부름 걸리자 보복성 인사 ‘갑질’…도로공사 지사장 고발
  • [유하영의 금융TMI] 6개 은행, ‘책무구조도’ 도입 앞두고 은행연합회에 매일 모이는 이유
  • 세계증시 랠리서 韓만 소외 [불붙은 세계증시, 한국증시는 뒷걸음 왜]①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중국, ‘우주굴기’ 중요한 이정표 세워…달 뒷면에 목메는 이유는
  • 이혼재판에 SK우 상한가…경영권 분쟁마다 주가 오르는 이유
  • “넘버2 엔진 시비어 데미지!”…이스타항공 훈련 현장을 가다 [르포]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659,000
    • +0.07%
    • 이더리움
    • 5,303,000
    • -0.04%
    • 비트코인 캐시
    • 644,000
    • +0.47%
    • 리플
    • 723
    • -0.55%
    • 솔라나
    • 230,900
    • -1.2%
    • 에이다
    • 629
    • +0.32%
    • 이오스
    • 1,130
    • +0.36%
    • 트론
    • 160
    • +2.56%
    • 스텔라루멘
    • 148
    • -1.33%
    • 비트코인에스브이
    • 84,550
    • -1.46%
    • 체인링크
    • 25,560
    • -0.7%
    • 샌드박스
    • 623
    • +2.9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