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카드 수수료] 카드사 "수수료 더 내라" vs 대형가맹점 "더 이상 못 내"

입력 2012-12-0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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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금융위원회 앞에서 아이쿱생협 주최로 열린 카드수수료 인하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수료율을 올리겠다는 신용카드 업계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대형 카드가맹점 간에 본격적인 수수료 전쟁이 시작됐다. 그동안 카드 수수료와 관련해서 우월적 지위를 누려온 ‘슈퍼 갑’인 대형마트, 보험사, 통신사 등 대형 가맹점들이 수수료 인상에 강력 반발하면서 카드사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오는 22일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을 앞두고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낮추고,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높이는 ‘신수수료율 체계’에 따른 수수료 인상안을 지난달 19일부터 일반가맹점과 대형가맹점에 일괄 통보해 오고 있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싼 수수료를 내온 대형 가맹점이 고통 분담을 하는 것이 개정 법의 취지이며, 법을 지키지 않으면 최고 영업정지 3개월까지 받을 수 있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상 폭이 높다는 이유로 대형 가맹점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신수수료율 체계의 정착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 손보사·이통사 수수료율‘샅바싸움’= 여전법 개정에 따른 수수료율 조정 마감시한을 한 달 앞둔 시점인 지난달 22일 한동안 잠잠하던 카드와 대형손보험사 간에 수수료 갈등이 시작됐다. 신한카드가 삼성·현대·동부·LIG 등 대형 4개 손보사에 수수료율 인상을 내용으로 하는 공문을 보내면서다.

이후 현대·국민카드 등도 하나둘 동참하면서 업계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당초 대형손보사들은 결제 금액이 커질수록 수수료율이 줄어드는 슬라이드 방식을 적용해 2.0~2.1%의 카드 수수료를 지불해왔다. 그런데 카드사들이 일괄적으로 2.4~2.5%로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3개 손보사들이 카드 수수료로 지급한 금액은 2524억원. 대형 4사의 점유율이 70%라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사의 주장대로 수수료율이 조정될 경우 대형 4사가 추가로 부담하게 될 비용은 최대 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일부 손보사들은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상을 고집할 경우 보험료 카드결제를 중단하겠다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또 손보업계는 고객들이 연금저축 등을 자동이체할 경우 1% 가량 할인을 해주는 방안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역시 카드사의 통신요금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상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카드사가 터무니없이 높은 인상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은 카드사와의 인상 폭과 관련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카드 가맹점 해지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업계는 현행 수수료율보다 36% 이상 높은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안을 적용할 경우 이동통신 업계는 연간 약 900억~1200억원의 카드 수수료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임의로 수수료율을 정하는 게 아니고 법에 기초해 적정 수수료율을 산정한다”면서 “이통사가 카드사를 겨냥해 카드 가맹점 해지로 맞불을 놓는 건 여전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의 가장 큰 고객인 대형마트의 반응 또한 이번 수수료율 협상에서 이목을 끄는 부분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전체 가맹점 5만4000여곳 중 234곳으로 0.4%에 불과하지만, 전체 카드 매출액의 42.5%를 차지하고 있다. 연 카드매출 1000억원 이상인 이마트·홈플러스·코스트코 등 대형마트가 이번 수수료율 협상에서 관심을 받는 이유다.

◇ 항공·호텔·자동차업계도 반발 = 항공사, 자동차업계, 대형병원, 대형호텔(숙박업종) 등도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 방침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들은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가맹점 3만~4만여 곳에 수수료 인상 공문을 보냈다. 이중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은 가맹점들은 신수수료 체계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간주돼 협상을 하지 않는다.

이에 각 가맹점들은 일단 이의 제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를 밝힐 수 없지만 카드사에 이의 제기를 한 곳은 수천 곳이 넘을 것”이라며 “모두 가맹점 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카드사들은 수수료 협상 TF팀을 만들어 각사별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맹점들은 개인별로 협상을 하면서도 대형마트, 보험업계, 이통사의 수수료 협상 진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의 협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느냐가 나머지 대형 가맹점과 카드사의 수수료 협상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어느 한 쪽과 수수료 협상에서 카드사가 양보할 경우 나머지 가맹점들과도 비슷한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적용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될 경우 신수수료 체계 도입 의미는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신수수료 체계를 적용해도 카드사로서는 9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떠안는 셈”이라며 “만약 대형 가맹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카드사는 1조원 이상의 손실을 떠안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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