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빠진 대선, 결국 양자구도… 박정희 vs 노무현 대리전

입력 2012-11-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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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막오른 대선 레이스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을 마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선거유세차량 제작을 맡은 업체들이 막바지 점검에 한창이다. 이번 대선에서 기호 1번인 박 후보는 ‘세상을 바꾸는 약속’을, 기호 2번인 문재인 후보는 ‘사람이 먼저다’를 각각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의 사퇴로 18대 대통령 선거가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양자 구도로 재편되면서 승부를 가를 프레임이 명확해졌다. 박-문 후보의 대결 구도는 이념적으로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갈렸지만, 과거 영호남의 지역대결구도는 사라졌다. 과거 대선과 다른 특징을 가진 양 진영은 명운을 건 한판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박정희-노무현 대리전 =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딸인 박 후보의 출신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의 경력 때문에 이번 대선은 ‘박정희 대 노무현’의 대리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격의 초점도 이와 관련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 벌써부터 민주당은 박 후보를 ‘5·16군사쿠데타, 유신세력’으로 규정하며 맹공을 쏟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를 ‘실패한 정권’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또 NLL(서해 북방한계선) 논란과 노무현정부에서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정수장학회와 과거사 등을 거론하며 맞대응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이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거론하며 ‘친노 대 반노’로 이어지는 내부분열을 꾀하자 민주당은 이를 경계하고 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은 26일 오전 브리핑에서 “‘박정희 대 노무현’ 구도는 ‘미래 대 과거’의 구도가 두렵기 때문에 만들어내려는 억지 구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동시에 ‘보수’와 ‘진보’ 진영의 세력 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대표적 보수 정치인인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를 영입했고, 민주당은 안 전 후보 진영은 물론 범야권성향 시민사회 세력까지 합치는 ‘국민연대’를 이루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향후 진보정의당 등 좌파정당과의 연대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양측이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느슨해진 지역구도 = 이번 대선에서는 영·호남의 지역구도가 느슨해 졌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통적인 새누리당 텃밭인 PK(부산·경남) 지역에서는 야권지지가 확산되는 양상이, 민주당의 안방인 호남에서는 박 후보의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PK 지역은 새누리당의 전통 텃밭이지만 최근 결집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고, 2040세대를 중심으로 ‘탈 새누리당 현상’도 감지되고 있어 새누리당으로선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 대선 출마선언 후 박 후보가 PK지역을 7번이나 방문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의 반증이다.

현재 이 지역에서 30% 정도 득표율을 보이고 있는 문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40%를 내부 목표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문 후보의 PK에서 지지율을 35% 수준으로 묶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호남지역은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약세 지역이다. 과거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호남 득표율은 대체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호남 지역의 득표 목표를 15% 정도로 잡았는데, 현재 여론조사 상 박 후보가 13% 정도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박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25%로 훌쩍 뛴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 지역에서 과거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9.0%를, 2002년 이회창 후보는 4.92% 등을 얻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두 후보 모두 영남 출신이라는 점도 이전과는 다른 현상이다. 박 후보는 대구·경북(TK)출신이고, 문 후보는 부산·경남(PK) 출신이다. 이 때문에 지역별로는 수도권 외에 PK표심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번 대선을 ‘PK와 TK’의 대결로 보기도 한다.

안 전 후보 역시 부산 출신이어서 안 후보의 향후 지원 활동에 따라 PK민심이 요동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문 후보가 부산을 찾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문 후보 측 선대위 관계자는 “승부처가 부산 경남이기 때문에 첫 유세는 부산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고 했다.

김창권 한길리서치 대표는 “PK지역은 전통적으로 TK와 비슷하게 8:2의 지지기반을 보였는데, 지금은 6:4 내지는 6.5:3.5의 지지구도로 바뀌었다”며 “영·호남의 지역구도는 타파되지는 않았지만, PK지역에서 보듯이 지역주의 구도가 느슨해졌고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과 남성= 이번 대선은 한국 정치사상 첫 성 대결이라는 점도 관심거리다. 과거 대선에서 여성 대선 후보가 나오는 경우가 흔치 않았다. 박 후보의 경우 전직 대통령의 딸이자 여성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점이, 문 후보는 전직 대통령의 친구이자 비서실장이 당선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특히 이번 대선은 여성 유권자 수가 남성 보다 많다는 점에서 여심이 남성과 여성 중 누구를 선택할 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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